동부그룹이 이른바 ‘토털 금융(Total Financing)’으로 금융·보험그룹 변신에 본격 나섰다. 건설·철강색채가 짙은 동부는 그룹컬러를 금융보험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동부화재 동부생명 등 그룹산하의 6개 금융관련 계열사를 조정하고 종합적·체계적인 서비스를 전담할 별도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동부 김준기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토털금융’이 구체화되는 셈이다. 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그룹내 금융 6개사는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신용창출과 ‘토털금융’ 개발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회장은 특히 “올 연말 준공될 동부금융센터는 동부금융그룹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우뚝 솟을 것”이라며 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신설될 회사의 이름은 ‘㈜동부’로 잠정 결정됐으며 19개 그룹 계열사 가운데 1개사를 증자, 상호를 ㈜동부로 변경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동부, 6개 금융계열사의 ‘토털금융’ 전담할 듯=동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그룹내 6개 금융관련 계열사가 있음에도 동부가 금융그룹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6개 금융법인을 통합하는 것은 아니며 지주회사설립과도 무관하다”면서 “분산된 이들업체의 서비스를 종합해 고품질의 고객서비스를 하는 ‘금융컨설팅’이 주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부는 동부화재·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투신운용·동부상호신용금고·동부캐피탈 등 6개의 금융관련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금융계열사의 연간 매출규모는 그룹 총매출(2000년 추정치 6조5000억원) 가운데 40%를 차지할 정도로 금융분야가 탄탄하다. 그럼에도 동부그룹 이미지가 건설·철강의 색채가 강한데다 금융계열사간에도 업무도 각기 분산, 시너지효과가 적었다는 게 자체평가다. 동부는 이에 따라 올 2001년을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으로 삼고 ‘토털금융’ 개념의 금융컨설팅에 진출하는 동시에 지상 35층의 금융종합센터(서울 강남 대치동 소재)를 완공, 명실상부한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기 회장의 ‘금융’ 의지=김회장의 금융사업에 대한 의지는 일찍부터 알려져 있다. 지난 1969년 동부그룹 창립직후인 72년 동부상호신용금고를 설립할 정도로 금융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동부가 지난 80년대 30대 그룹 가운데 최초로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을 포괄하는 금융보험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도 김회장의 금융에 대한 혜안에서 비롯됐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 황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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