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차베스 미국 노동장관 지명자가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새 정부 출범을 눈앞에 두고 도중하차했다.
불법 이민자에게 거처를 제공했다가 구설에 휘말린 차베스 지명자는 9일 기자회견에서 “부시 당선자에게 지명을 철회해 주도록 요청했다”며 자신은 ‘수색 섬멸’을 능사로 하는 정치권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부시 당선자는 성명을 통해 차베스 지명자를 “자애심이 많은 좋은 사람”이라며 그녀가 내각에서 제외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차베스 지명자의 자진 사퇴는 부시 당선자측 정무 보좌관들의 입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는 즉각 거론되지 않았으나 제임스 탤런트 전 하원의원(미주리),제니퍼 던 하원의원(워싱턴),리치 본드 전 공화당 전국위원장 등이 차베스와 경합한 바 있다.
차베스의 사퇴는 지난 91년 말부터 2년 동안 마르카 메르카도라는 과테말라 출신 여자에게 거처를 제공했다는 ABC방송의 보도가 나온 뒤 2일 만에 이뤄졌다. 차베스 지명자는 메르카도가 불법 이민임을 알았으나 불쌍해서 도와준 것 뿐이며 지난 93년 초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에 지명했다가 불법 이민을 유모로 고용한 사실이 들통나 물러난 조 베어드와는 전혀 다른 경우라고 주장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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