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달라졌다. 지난해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눈빛부터가 달랐다. 미국LPGA투어 데뷔 당시로 돌아간 것이다.
박세리가 시즌 초부터 일을 낼 것이란 것은 여러 군데서 감지됐다. 입에서 단내가 나는 지옥 동계훈련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보고 주위에선 한마디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세리는 올시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코치(톰 크리비)를 영입해 스윙 고치기에 들어갔고 끝까지 동행할 것 같았던 캐디 제프 케이블도 단칼에 잘라버렸다. 이를 두고 ‘박세리가 독을 품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박세리는 지난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톱10’에 무려 11차례나 들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도 단지 우승을 못했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됐다. 지난해 SBS프로골프최강전 매치플레이에선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박세리는 10번의 2위보다 한번의 우승이 낫다는 것을 새삼 느껴야 했다.
박세리를 더욱 괴롭힌 것은 ‘돈’. 지난해 우승을 못한 것을 두고 일부에선 “이제 박세리는 끝났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배가 불렀다’ ‘돈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라는 식으로 박세리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이런 말들을 모두 마음에 간직했던 박세리는 동계훈련에 들어가기 전 미LPGA투어 사상 아직까지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단일시즌 8승 기록을 올시즌 해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아무튼 박세리의 이번 시즌 개막전 우승은 정신력과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보여준 것이다. 올 시즌 박세리가 데뷔 당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목표인 8승도 거뜬 할 것으로 확신한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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