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와 채권은행단,한국감정원,삼성중공업은 한국부동산신탁 부도를 막기 위한 17일 대책회의에서 합의를 찾지 못함에 따라 한부신은 부도처리될 위기에 직면했다. 한부신이 부도처리될 경우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채권단,고객 등 이해 당사자들의 피해가 조단위의 천문학적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청산시 경제적 손실을 자체 분석한 한부신 자료에 따르면 부도처리로 인한 이해 당사자들의 순수 피해액만 1조7000억원 상당으로 분석됐다.
우선 한부신이 시행자로 분양한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 가운데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지못한 1445명의 분양선수금 2542억원이 고스란히 묶이게 된다. 분양보증을 받은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동아솔레시티,곤지암 임대아파트,탄현큰마을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들은 공사중단에 따른 입주지연이 불가피하게 된다.
부도 사업장의 공사재개를 위해서는 대한주택보증이 공사비 1551억원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주택보증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국 65개 사업장에서 공사를 진행중인 47개 시공업체와 751개 하도급업체들의 공사대금 회수도 불투명하게 된다.
한부신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공사비 1조6465억원 가운데 2225억원을 미지급한 상태로 이 금액은 시공업체와 하도급업체들이 고스란히 부담하게 돼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체 자금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개발수익을 노리고 토지를 한부신에 맡긴 신탁자들도 부동산시장의 침체에 따른 경영악화로 4586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안아야 한다.
이들의 경우 토지 자체가 당장 날아가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제3자가 한부신을 인수하더라도 기존고객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한부신의 설명이다.
한부신의 주주로 있는 한국감정원과 채권단의 피해액도 크다. 한국감정원은 지급보증과 출자분을 포함해 모두 645억원,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채권과 출자전환분을 포함해 모두 5985억원의 손실자금을 떠안아야 한다.
이밖에 기술신용보증은 한부신의 공사진행과정에서 대출보증을 서준 1062억원을 채권자에게 대신 갚아줄 의무가 생겨 이 부분도 피해액으로 포함된다.
한부신은 이들 예상 피해액을 모두 합하면 약 1조8500억원에 달하지만 한부신의 청산가치가 1500억원 정도로 대략 1조7000억원 상당을 이해 당사자들이 손실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도우려를 촉발시킨 분당테마폴리스 입주를 겨냥,상가를 분양받은 1900명의 피해도 우려돼 지역경제와 상권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시행자만 바꾸면 되는 건설업체 부도와는 달리 신탁회사 부도는 시행자 자체가 없어지게 돼 상당기간 기존사업이 그대로 방치되고 권리관계를 정리하는데도 오랜 기간이 소요돼 손실규모는 2조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 저하와 부동산신탁업의 존립기반 상실,실물경기회복에 미치는 악영향 등 비물질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한부신 부도 촉매제 경기 성남 분당 버스터미널(테마폴리스)=이 건물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41일대 지하철 야탑역 인근 부지 2만7380㎡,연면적 20만6000㎡에 지하4층,지상 7층으로 지어진 초대형 복합건물이다. 전체 면적 가운데 절반인 약 10만㎡가 여객터미널 시설로 지정됐다.
건축 당시 이 건물은 지하 3∼4층 상가·운수시설,지하 2층 공연장,지하 1층 승차장·매장,지상 1층 하차장·매장,지상 2층 상가·주차장,지상 3층 판매장,지상4∼7층 주차장(일부 사무실)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 98년 6월 삼성중공업이 당초 시공사의 부도로 시공권을 넘겨받아 이 건물을 완공했다.
/ somer@fnnews.com 남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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