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내 방식대로 한다.
무모하다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김미현(24·n016·한별)의 스윙이 미국LPGA투어에서 2년 연속 통하고 있다.
완전한 오버스윙에 작달막한 키, 무엇하나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LPGA투어와는 맞는 게 없었다. 그래서 일부에선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이 나오기도 했었다.
김미현은 이런 예상과 우려를 새해 들어서도 깨끗이 씻어 버리고 있다. 19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스트랜드CC에서 벌어진 스바루 메모리얼대회 첫날 김미현은 보란듯이 8언더파를 치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단 한개의 보기없이 8개의 버디를 뽑아낸 것이어서 김미현의 현 컨디션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페어웨이 적중률 100%에 그린적중률도 94.4%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드라이버도 정확했고 아이언보다 더 정확하게 치는 페어웨이 우드도 정확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주 끝난 개막전에서 ‘톱10’에 들었던 김미현임을 감안하면 예사롭지 않은 출발이다.
이는 ‘내 방식’의 성공. 김미현은 기회 있을 때마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스윙 때문에 코치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라는 스윙코치들도 김미현의 스윙을 보고는 “희한하다”는 한마디 말뿐이었다. 자신들도 어디를 손대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고 고개를 돌렸다.
실제로 페어웨이 우드를 아이언보다 더 정확하게 구사하는 선수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김미현이 “코치없이 가겠다”는 말은 현재 스윙 감각이 최고조에 있을 만큼 나무랄데없는 이유도 있으나 누구도 손볼 수 없는 자신의 스윙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주 오디세이 퍼터를 들고 나왔던 김미현은 이날 전에 사용하던 네버컴프로마이즈 퍼터를 다시 들고 나와 재미를 봤다.
또한 김미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제주에서 열렸던 현대증권오픈때부터 크로스핸드그립으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PGA투어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8자 스윙’의 짐 퓨릭이 우승한데 이어 이번주엔 여자대회에서 역시 정통 스윙이 아닌 김미현이 우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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