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 프로우먼-김창숙씨]˝브랜드가 '패션 경영'의 뿌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5 05:41

수정 2014.11.07 16:27


김창숙 KCS-S 사장(55)은 국내 패션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패션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그는 ‘김창숙 부띠끄’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디자이너를 시작했고 그리고 32년 동안 한 우물을 팠다.이제는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여경총) 회장대행이라는 중책을 맡아 여성기업인들을 선도하고 있다.

◇김창숙의 디자이너 철학=김 사장은 사업가가 아닌 전문 디자이너로 인정받기를 원한다.‘사장님’보다는 ‘선생님’으로 불리우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30여년 간 외길을 걸어오면서 디자이너직을 사랑해온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국내 패션시장 트랜드를 주도해오면서 줄곧 ‘브랜드 경영이 안되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브랜드 관리에 주력했다.지난 70년대부터 여성 의류의 대표적 브랜드로 인정받으면서도 그는 매장을 관리하거나 유통 등 경영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전문 인력들에게 경영현장을 맡겨놓고 옷 만드는 일에만 전념했다.

그는 “나의 직업인 전문 디자이너는 경영인과 유통인과 전혀 다르다”며 “디자이너는 옷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데 그쳐야 하고 유통·영업관리 등의 경영과 관련된 분야는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디자인과 라이선스 공급·관리만 신경쓰고 있으며 패션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의 제자들도 이를 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김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비록 일반 제조업체보다 규모는 작지만 뿌리있는 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본인이 디자인하고 만든 옷을 놓고 고객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옷은 단순히 입는데 그치지 않고 만든 사람과 구입하는 사람의의도가 맞아야 제 색깔을 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그래서 수시로 고객들과 만난다.김 사장은 인터넷 홈쇼핑 체널에 자주 출연한다.과거에는 장소와 시간상의 제약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홈쇼핑 등 방송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을 계기로 짧은 시간동안 많은 고객들에게 그가 만든 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그는 “옷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옷을 제대로 입고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연한다”고 강조한다.

◇김창숙 패션의 특징=김창숙 패션은 지난 70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전국적으로 160개에 달하는 매장을 갖췄다.타깃도 20대부터 60대 여성까지 다양했다.그러나 85년부터는 브랜드를 세분화하고 고객층도 40대에서 60대로 집중했다.매장도 28개로 줄였고 97년부터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홈쇼핑 채널 등을 다양하게 이용,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고객이 직접 제조업체로부터 옷을 구입토록 해 가격을 적정화 했다.

그는 클래식 고급정장을 중심으로 매월 2개의 컨셉을 제안하고 10여개 스타일을 출시하고 있으며 소재도 6개월전에 준비를 끝낸다.특히 이탈리아와 일본 현지 지사를 통해 수시로 해외 트랜드를 분석하고 이를 국내 시장에 접목,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올해 봄·여름 패션을 주도할 새로운 개념의 트랜드도 이미 디자인했다.편안하면서도 연령별 체형에 맞는 고급 정장 스타일이 주요 컨셉이다.

그는 “국내시장은 포화상태에 있고 해외 유명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치열한 경쟁상태에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는 아시아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현지시장에 맞는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그는 해외진출도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생각이다.기존 제조업처럼 인력을 파견한다든지 설비를 이동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방송매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여경총 운영 계획=현재 여성경제단체는 여경총을 비롯 여성경제인협회·여성벤처협회·여성발명가협회 등이 대표적이다.그는 “여성의 경제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경제단체를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여성들이 경영하는 기업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인해 일반기업에 비해 무너질 가능성이 적다”며 “여성기업이 많을수록 국가경제가 튼튼해진다”고 주장했다.여성경제인의 도전이 거세져야 국가경제구도가 올바로 구축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올해 여경총 사업도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창업스쿨·기업인 포럼·경영교실 등의 각종 사업을 내실있게 전개해 나가면서 여성경제인의 사회적 인식 확대를 위한 목소리도 높일 계획이다.
◆ 사진설명=30여년 간 패션 디자이너 길을 걸어온 김창숙 KCS-S사장 겸 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대행은 “여성경제인의 경제참여도가 높을 수록 국가경제의 뿌리가 튼튼해진다”고 강조했다.

/ ymhwang@fnnews.com 황영민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