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30일 매달 북한에 지불하는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를 절반으로 줄여 6백만달러만 송금했다. 현대아산은 이날 오후 600만달러를 외환은행을 거쳐 중국은행을 통해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측에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날 송금은 북한과 합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북한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금강산 사업은 물론 남북경협 전체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이날 오전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재가를 거쳐 대북 지불금을 600만달러만 보내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의 고위관계자는 “98년 11월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된 이후 누적된 적자로 향후 3년동안 대북 지불금을 매월 600만달러만 지불하고 유예금은 2005년4월부터 3년에 걸쳐 매달 600만달러씩 내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북한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관광사업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의 절반 송금 강행 배경=현대아산이 북한측에 매달 1200만달러씩 지불하고 있는 관광사업 대가가 관광수입에 비해 너무 과다한 것이 현대측의 일방적인 송금액 축소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다. 현대는 당초 금강산 사업의 북측 파트너인 아태평화위원회와 금강산 사업대가를 월 1200만달러로 정한 것은 관광객을 연간 50만명으로 추산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실제 관광객이 연간 18만명선에 그치면서 지난해말 북측에 지급금 절반 유예를 요청했었다.지난 18일에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보내 협상을 시도했으나 성과없이 돌아왔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5월까지 4차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500억원으로 늘렸지만 이미 4200억원 이상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전망=현대는 북한측이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매달 들어오는 관광료와 매점 수입 등으로 지급금을 충당할 수 있다며 금강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북한이 현대측의 지불유예 요청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금강산 관광범위를 확대하고 통제를 완화하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따라서 북한측이 선뜻 현대의 지불 유예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이렇게 될 경우 금강산 사업은 중단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의 개성공단 조성사업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당장 한푼이 아쉬운 북한으로선 금강산관광으로 손에 쥐는 외화수입이 끊기게 되면 현대와 협상을 통해 타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북측의 반응 못지않게 우리 정부도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경우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금강산 해상호텔 카지노장 및 관광선내 면세점 설치 등을 허용해줄 지 여부도 현대는 계산에 넣고있다고 볼 수 있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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