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종신보험시장에 뛰어든 대한·삼성·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사들이 10년이상 종신보험을 팔아온 외국사들을 제치고 시장을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사들의 경우 과도한 저가경쟁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존 영업조직을 활용하는 등의 문제점으로 부실판매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3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대한·삼성·교보생명 등 국내 ‘빅3’가 지난해 하반기(7∼12월)동안 거둬들인 종신보험 월납초회보험료 누계는 234억1600만원으로 이른바 외국계 ‘빅3’인 푸르덴셜·ING·메트라이프의 합계 188억700만원보다 50억원 가까이 많았다.
국내사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대한생명. 대한생명은 지난해 6월 이후 종신보험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지난해 1월 거둬들인 종신보험 월납 초회보험료는 28억원으로 처음 종신보험을 팔기 시작한 같은해 4월의 4700만원보다 무려 60배나 많았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7월 5억9000만원에 불과하던 월초보험료 수입이 12월에는 17억32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7월 뒤늦게 전문설계사 조직을 양성,시장에 뛰어든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3배의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사들의 종신보험 판매는 외국사에 비해 최고 25%까지 싼 보험료를 받는 등 과도한 저가경쟁과 전문 설계사 조직이 아닌 기존 영업조직에 의존하는 문제로 부실판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 판매는 고객의 재정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따른 재정설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른바 ‘아줌마 설계사’의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고 연고판매를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 종신보험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설계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도 종신보험 판매의 부실을 불러올 수 있는 중요한 문제. 종신보험은 보통 한번 가입하면 적게는 10∼20년에서 길게는 죽을 때까지 보험료를 내게 된다. 그러나 국내 보험설계사들이 1년이 넘도록 회사를 옮기지 않는 비율은 삼성 36%,대한 19%,교보 14%대로 평균 80∼90%대에 이르는 외국사들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