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년…‘6대 사건’선정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4월 1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공정위는 30일 그동안 다룬 사건 가운데 사회적 파장이 컸던 ‘6대 사건’을 선정, 발표했다.

◇1원짜리 치약사건=지난 83년 4월 국방부 조달본부는 군용 100g짜리 치약 330만개의 구매입찰을 실시, 럭키가 개당 1원으로 응찰해 낙찰받았다. 공정위는 시장가격이 개당 210원인 치약을 1원에 응찰한 것은 부당염매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정, 시정조치했다.

◇고름우유 파동=95년 유방암에 걸린 젖소에 관한 보도가 나온 후 파스퇴르유업은 이를 인용해 ‘우리는 고름 우유를 팔지 않습니다’라고 광고했다.

이 여파로 경쟁사업자의 매출이 10% 정도 감소했다. 공정위는 이 광고가 시중에 고름이 섞인 우유가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광고중지와 사과광고 명령을 내렸다.

◇백제교 사건=현대건설·삼성건설 등 국내 굴지의 16개 건설회사가 94년 9월 조달청이 발주한 백제교 가설공사 입찰에 삼부토건보다 높은 가격으로 응찰해 삼부토건이 낙찰받도록 했다. 공정위는 입찰담합에 대해 최초로 시정조치를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제지 3사 신문용지 가격 담합=96년 3월 한솔제지·세풍·대한제지 등 종이 제조업체 3사는 한솔제지 대표 및 한국신문협회 회장단과 사전 협의해 가격 조정률과 조정시기를 담합 결정했다가 2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공정거래사상 최고액의 과징금으로 우리 경제 곳곳에 만연돼 있는 담합행위에 경종을 울렸다.

◇대한약사회 집단폐업 사건=93년 9월 대한약사회는 당시 보건사회부가 마련한 약사법 개정안중 약국의 한약취급 제한규정이 약사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집단폐업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익집단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집단행동도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시정조치했다.

◇전화기공급 규제 완화=지난 81년까지 전화가입자는 한국통신이 공급하는 전화기만 사용해야 했다. 70년대 영동전화국 관내의 백색전화 1대가 100만∼120만원을 호가했으며 당시 서울시내 주택가격은 500만원 안팎이었다.

82년부터 가입자가 전화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가격이 떨어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 [e-mail]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