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0% 오르면 팔고 5% 내리면 산다.’
이 단순한 원칙 하나로 종합주가지수를 훨씬 능가하는 수익률을 내고 있는 펀드가 있다.상승장도 하락장도 아닌 횡보장세(옆으로 가는 장세)에서 안정된 수익률이 나오도록 설계된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바운더리혼합형펀드’가 그것이다.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항상 오르거나 항상 내리지 않고 등락을 반복한다는 경험을 토대로 주가가 오르면 분할매도로 이익을 실현하고 주가가 내리면 상승에 대비해 분할매수에 나서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주식투자를 개시한 ‘BK바운더리1호’는 주식에 대한 투자비율이 20%내외임에도 불구하고 6개월여만에 11%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호성적을 냈다.13일 현재 주식편입비율이 10%에 불과하다.
BK바운더리 1호의 운용실적을 보면 이 펀드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지난 1월말 단숨에 630선까지 급등했던 주가지수는 4월초 500선아래로 추락하더니 6월들어 다시 600선을 회복했다.5개월여만에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셈.주가지수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이 기간동안 ‘BK바운더리1호’는 1077원이던 기준가격을 13일 현재 1110원으로 올려놨다.주가지수는 등락을 거듭했지만 펀드는 편입종목의 주가가 5% 내리면 10%를 더 사고 10% 오르면 10%를 팔며 이익을 쌓은 결과다.횡보장세가 BK바운더리 펀드에는 약이 된 셈이다.
이 펀드의 특징은 펀드매니저의 자의적인 판단을 완전히 배제한 본격 시스템형 펀드라는데 있다.대개의 시스템형 펀드의 경우 최종적인 매수와 매도는 펀드매니저가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펀드는 철저히 정해진 원칙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문이 나간다.펀드매니저의 시장 판단이 개입될 경우 펀드운용의 일관성이나 객관성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다양한 기간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반복된 가상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시스템트레이딩 기법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운용을 맡은 이광우 펀드매니저는 “이달말까지 모집하는 2호펀드의 경우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약 3만6000건의 시뮬레이션을 했다”며 “시장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수익을 내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목선정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우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항상 20개종목 이상에 투자한다.매수종목은 반드시 미리 정해진 매수후보종목군에서 고른다.주가폭락시에도 반등의 기회가 있어야 하므로 자산우량종목을 선정한다.물론 주가변동폭을 잘 선택해 매매가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그 다음으로 펀드매니저가 할 일은 이러한 시스템을 끝까지 어기지 않고 준수하는 것이다.
이광우 펀드매니저는 “최대 주식편입비를 60%이하로 유지하고 보수적인 투자로 꾸준한 성과를 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금융기관이나 국민연금 등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고객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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