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경기 부진으로 세계철강업계가 감산논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수요 창출을 위한 국내 철강업계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올해 세계시장에 남아도는 철강재(조강능력-조강소비)는 자그마치 145만70t으로 철강 수요량의 18.9%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내수 감소와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수출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철강업계는 불황타개의 일환으로 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철강협회와 포항제철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에 나서는 동시에 자체적인 수요개발에 한창이다.
◇신수요 개발 현주소=포항제철이 철강 신소재 및 신수요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맡고있다. 포철은 97년 이후 포철·광양 제철소와 기술연구소,수요개발실 등에서 70여종의 신제품을 개발했고 신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건축부문에서 59만t, 토목부문 37만t, 제조부문에서 33만t의 신수요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건축부문의 스틸하우스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토목분야에서는 16만t의 강교량 신수요를 개척했다. 제조부문의 경우 스틸캔의 박물화, 고강도화 개발을 추진중이며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TWB 수요 증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밖에 동부제강·연합철강·현대강관·동신특강 등 냉연강판 업체들이 공급과잉인 냉연강판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쪽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기로 메이저사인 인천제철과 동국제강 등은 건축구조용 강재부문의 수요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품목별 수요개발 현황=스틸하우스(Steel Framed House)는 아연도금강판으로 제작한 C형강(스터드)으로 뼈대를 조립하고 석고보드와 단열재 등으로 마감하는 철재 주택. 기존의 목재나 시멘트 주택보다 우수성을 인정받은 미래형 건축물로 북미·일본 등지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틸하우스는 무엇보다도 재활용이 가능한 철강재(표면처리 강판)를 사용함으로써 벌목·골재 등 자연훼손이 적고 건설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점이 강점이다. 또 건식 공법으로 쾌적하며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경제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6년 한국철강협회 산하에 철강소재·설계·시공·자재업체 등으로 구성된, ‘스틸하우스 클럽’이 설립되면서 본격화됐다. 98년부터 시작된 스틸하우스는 지난해의 경우 단독주택 600가구, 스틸빌라 100가구를 비롯해 학교·우체국·보건소 등 공공 건축물, 군 막사 등 시설물, 철골조 아파트 등 3700가구가 건립됐다. 특히 올해에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1만가구 이상 건설될 전망이어서 아연도강판의 수요 확대는 물론 향후 건설시장에서 철강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교량의 경우 교량 상부의 구조용 강재로 후판(Plate)이 주로 사용되나 교량건설에 소요되는 정확한 강재량 파악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강에 위치한 10개 교량의 총 강재 소요량이 52.5만t에 달할 정도로 강교량 건설에 적잖은 강재가 소요되고 있다.
금속캔의 경우 지난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음료캔 시장의 급신장과 2피스캔(Piece Can) 생산설비 증설 등으로 급속히 양적 팽창을 이뤘다. 97년에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PET용기의 급속한 시장 침투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98년 이후 다시 판매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스틸캔 수요 확대를 위해 생산에 필요한 제조원가를 가급적 낮추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금속캔 가운데 스틸캔 생산비율을 98년 69%에서 2000년 79%(맥주 제외시 스틸캔 점유비 95%)까지 증가시켰다. 이와함께 이미 개발된 수요 이외에 화분캔·냉각캔·김치캔 등 스틸캔의 신규 수요를 적극적으로 개발중이다.
금속가구의 경우 외국과는 달리 인식 부족으로 가구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5%에 불과할 정도다. 사무용 가구의 경우 금속가구의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으나 선진국(70%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시장개발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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