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국무총리가 ‘총리직 유임’과 ‘자민련 복귀’ 를 놓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채 청와대와 자민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어 그의 최종결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당·정·청 전면개편이 임박한 가운데 김대중(DJ) 대통령은 이 총리의 유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이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나서 공조붕괴 이후에도 DJP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총리는 5일 오전 6시40분쯤 신당동 자택으로 김 명예총재를 방문, 30분간 대화한데 이어 오전 9시부터 10여분간 총리공관을 방문,유임을 설득하러온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일본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각료제청등 절차상 남아있는뒷처리를 잘하고 당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고밝혔다. 김 명예총재는 또 “아무리 도의가 떨어진 상황이지만 지금 거기에 남아서 총리할 상황이냐”며 “인간은 유혹이 있을 때 정당하게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이총리에 대한경고메시지도 보냈다.
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로비에서 열린 목공예품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기자들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것이 없다”며 함구로 일관했다. “자민련으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당에 돌아갈 이유가 뭐가 있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전국 장애인 부모대회’에 참석,방명록을 작성한 뒤 “(혼잣말로)이것이 총리로서 마지막 사인(서명)이 될 것”이라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행사가 끝난 뒤 오전 12시30분께 중앙청사에 돌아온 이 총리는 ‘마지막 사인’에 대한 질문에 “그게 내가 결정할 문제야”라며 또 다시 말끝을 흐렸다. 이로써 이 총리의 거취문제는 청와대와 자민련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특히 이번 당·정·청 전면개편의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