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8·LA다저스)는 울고, 김병현(22·애리조나)은 웃었다.’
박찬호는 10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만루홈런 한방 등 8피안타, 4사사구, 7실점하는 부진한 투구끝에 패전투수가 됐다.13승10패, 방어율 3.23.
비슷한 시간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김병현은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16세이브째를 올렸다.김병현이 정규 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 세이브를 따낸 건 99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5승5패 16세이브, 방어율 2.91.
박찬호가 4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한 것은 올 시즌 2번째다.그러나 7개의 삼진을 잡아내 시즌 통산 206개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0탈삼진을 기록했다.만루홈런을 허용한 것은 개인 통산 5번째.
경기는 1회말을 마친 후 비가 내려 2시간 4분 동안 중단되면서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1회 등판하자 마자 비냐에게 선두타자 초구홈런을 허용한 박찬호는 4회에도 2사후 비냐에게 번트안타를 내주면서 무너졌다. 2사후였지만 1루주자가 빠른 발을 지닌 비냐여서 박찬호는 주자와의 눈치싸움에 지나치게 힘을 소모했다.결국 연속안타로 1점을 내준 후 4번 푸홀수의 몸을 맞혀 2사만루를 허용했다.5번 좌타자 에드몬스는 볼카운트 1-3에서 가운데로 몰린 박찬호의 148km 직구를 두들겨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박찬호는 이후 맥과이어 타석때 가니에로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맥과이어에겐 볼넷 하나를 내주고 삼진 하나를 빼앗았다.박찬호는 14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한편 애리조나가 5-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첫 타자 네빈을 공 2개로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8회말 애리조나가 3점을 보태 8-2로 벌어진 가운데 9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 2일 생애 첫 만루홈런을 맞았던 랭포드는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걸어 3구만에 2루수앞 땅볼, 트라멜을 포수 파울 플라이, 데이비스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낚았다. 8회가 끝난 뒤 오른손 검지끝에 잡힌 굳은 살에 통증이 생겨 애를 먹은 김병현은 “랭포드때 포수가 자꾸 슬라이더 사인을 냈지만 ‘칠테면 치라’는 마음으로 직구를 던졌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홈경기 7게임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반면 6경기째 삼진을 한개도 잡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피닉스=성일만 이종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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