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미국 테러전쟁과 관련,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때는 굳이 외환보유액 1000억달러 유지에 매달리지 않고 즉각 외환시장에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이 1000억39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말에 비해 10억140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또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7년 12월 39억4000만달러에 비해서는 25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IMF 차입금을 전액 상환한 후 대외 지급요인이 감소한데다 최근 엔화가치 강세로 한은이 보유한 엔화표시자산의 평가가치까지 상승, 외환보유액 증가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 테러 사건 이후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이 외환보유액 1000억달러 돌파시점을 2∼3일 정도 앞당긴 것으로 분석했다.
전총재는 “대외신인도가 아직 외환위기 이전으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1000억달러 돌파가 주는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며 “국내 기업들이 외자를 조달할 때 가산금리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총재는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급할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는 보유액 1000억달러 유지에 연연하지 않고 즉각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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