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7월중 우리나라는 테러사건이 발생한 미국에 181억달러를 수출했다.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1위 시장이다. 전쟁 타깃으로 떠오른 중동과의 교역비중은 지난해 10%수준. 수출은 총수출의 4.4%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동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각 연구기관장들은 이런 점을 볼 때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수출 침체가 심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을 피력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70억∼100억달러선을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최악의 경우 제로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와 수출이 얼마나 불투명한 기로에 서 있는지를 내비쳤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수출이 부진의 늪을 벗지 못한 채 올해 10% 이상의 감소 폭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원장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은 75억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정상적인 경제흐름이라면 30억∼40억달러의 흑자를 거둘 수 있겠지만 유가가 오르거나 국제정세 등이 더 악화되면 자칫 경상수지가 ‘제로’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이미 7,8월 수출이 -20%안팎을 기록했다”며 “연말로 갈수록 마이너스 폭은 줄겠지만 플러스로 반전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기름값이 일시 상승하는 게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흑자가 60억달러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경상수지는 80억∼100억달러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테러사태 이전에는 8,9월을 바닥으로 상승이 예상됐다”며 “그러나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강도높은 타격을 가해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원장은 “경상수지 흑자는 기대치보다 낮은 70억달러선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주력인 반도체가 계속 추락하고 자동차 수출도 동반 침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감소세가 더욱 심화되고 자동차 수출까지 덩달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좌원장은 “가뜩이나 얼어있던 미국 소비심리가 테러사태로 더 위축되면서 교역규모도 감소할 것”이라며 “국외건설수지의 51%를 차지하는 중동지역 건설수주도 감소하고 공사대금의 지연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미국과 중동을 비롯한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도 유가상승에 따른 수입증가 등의 요인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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