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의 1위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입성으로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계는 ‘GM 상륙’에 따른 파장을 분석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완성차업계 ‘긴장’=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는 GM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략 마련에 나섰다. 첨단 제조기술과 선진 마케팅·금융기법을 앞세워 엄청난 공세를 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은 21일 “이번 양해각서의 체결만으로도 판매가 5∼10% 늘어날 것”이라며 “GM이 새 법인을 출범시킬 경우 예전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대·기아차는 일단 2∼3년은 시장점유율 70%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는 기술력과 마케팅 어느 쪽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 때문이다. 또 대우차의 판매차종이 구 모델인데다 새 모델을 출시하는데 최소 24개월 가량이 걸린다. 통상문제 완화,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완결, 대우차의 위탁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 등의 긍정적 효과도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GM이 본궤도에 오르면 ‘수성’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심 우려하고 있다. 주요 수출시장에서 한국산 GM 차량과 경쟁해야 되는 부담도 안게 됐다. 따라서 품질경쟁력 확보, 유통망 정비,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선진 메이커 수준의 경쟁력을 조속히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르노삼성차와 수입차 업계도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한국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품업계 ‘명암 교차’=우량 부품업체들은 GM의 대우차 인수를 또한번의 ‘기회’로 여기며 환영하고 있다. 대우차가 정상화되면 납품도 정상화될 뿐 아니라 GM의 해외공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델파이는 대우차의 생산이 정상화될 경우 우선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M에 ABS 등 제동장치를 납품하고 있는 ㈜만도도 현재 대우차와의 거래량 비중이 현대·기아차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단 GM으로부터 품질인정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GM을 비롯해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빅3’ 업체의 공통 품질관리체계인 QS 9000 인증을 아직 따지 못한 영세업체는 납품선이 아예 끊길 우려도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따라 부품업체들은 품질·가격·디자인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통·폐합이나 전략적 제휴 등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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