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아랍권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미수출은 물론 중동·중남미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 중소기업의 무역피해가 연일 확대되고 있다.
24일 중소기업청 비상수출지원반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을 비롯 아르헨티나 등 중동·중남미 10여개국가에 선적지연·수출협상 중단에 따른 40여 중소업체의 피해규모가 500만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의 경우 두바이·바그다드박람회 등 하반기 중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었던 국제무역박람회가 이번 사태로 취소돼 이들 행사를 통해 수출을 늘리려했던 당초 계획이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수출업체의 중동·중남미 수출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연 103억달러로 전체의 17%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100억달러를 훨씬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의 섬유업체인 K직물은 이란에 담요원단 등 9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하려다 미국 테러사태 뒤 무기한 보류됐다. 서울디지털단지의 발전소 열변환기 소자 제조업체인 H기계산업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한 제조업체와 120만달러 규모의 수출협상을 추진해오다 중단됐다. 또 브라질에 머플러·숄을 수출하는 시화단지의 G섬유는 50만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미국을 거쳐 공급하려다 제대로 안돼 현재 보스턴공항 보세창고에 쌓아두고 있다. 이밖에도 구미·창원단지 등에 입주, 중동·중남미에 수출하는 20여 기업들이 플랜트설비 기자재·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을 제때 하지못해 피해가 늘고 있다.
중기청은 이에 따라 긴급 비상수출지원반을 편성하고 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기업은행 등 중소기업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4500억원의 수출자금을 마련,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종찬 중기청 비상수출지원반 사무관은 “미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동·중남미지역으로 무역여파가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대중동 수출기업의 피해를 줄이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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