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안주공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이 법정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이곳은 지난 97년 동아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사업승인까지 받았으나 동아의 부도로 시공이 어렵게 되자 지난 7월 조합 추진위측은 풍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이 새로운 조합 집행부를 결성, 기존 조합을 불신임하자 지난달 27일 인천중앙극장에서 총회를 열어 새로 벽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풍림산업측은 지난 7월 조합원 만장일치로 시공사로 선정됐기 때문에 시공사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조합과 벽산건설을 상대로 총회원인무효소송 가처분신청을 인천지법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쟁점사항은 뭔가=인천 주안주공 1, 2단지는 총 4만2000평 규모, 14평형 단일평형 2380가구로 재건축될 경우 25평형 1394가구, 32평형 1890가구, 42평형 692가구 등 총 3916가구가 건립된다. 현재 풍림과 벽산측은 시공사 선정을 둘러싸고 깊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후 조합원 일부는 투표함 증거보전신청과 조합추진위 집행부 집무집행정지 가처분정지 신청을 인천지법에 냈으며 총회무효확인소송을 준비중이다. 풍림측은 벽산이 관례상 상도의를 무시한 수주전을 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벽산측이 고도제한 때문에 33층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가능한 것처럼 조합원을 현혹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벽산은 풍림이 조합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설계를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양사의 주장=풍림은 벽산과 새 조합측이 총회 전날 당초 공고된 인천기계공고에서 인천중앙극장으로 기습적으로 장소를 변경한 후 총회를 개최, 총회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미 시공사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벽산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펴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는 방식으로 관례를 무시한 부도덕한 수주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풍림의 한 관계자는 “조합 정관상 총회장은 1주일 전에 공지돼야 하며 총회전날 장소 변경은 무효”라면서 “법정 소송을 통해 풍림이 시공사임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벽산은 수주전 때 조합측에 25층으로 된 설계를 변경하지 않기로 각서까지 제출하고도 33층을 제시, 조합원을 현혹시키고 공정치 못한 경쟁을 펼쳤다”고 덧붙였다.
풍림측은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당시 15일 이내에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나올 경우 총회를 통해 재선정을 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기는 하나 벽산은 한달이 지나서야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뒤늦게 수주활동을 벌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벽산측은 이번에 시공사가 정상적으로 선정됐으며 33층으로의 설계변경은 개발팀에서 여러차례 검토한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벽산의 한 관계자는 “풍림측의 주장은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이익을 무시한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회 당일 당초 장소인 인천기계공고 앞에 대략 150여명의 폭력배를 동원, 총회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할 수 없이 제2의 장소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벽산측은 풍림이 총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며칠동안 노래자랑, 유명연예인을 동원한 경로잔치, 도우미를 활용해 벽산 제시안이 불가능하다는 흑색선전을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인천주안주공 재건축사업이 늦어질 경우 내년 1월8일부터 인천시의 용적률 강화로 현재 용적률 350%가 250%로 축소돼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고 사업 자체가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벽산의 주장과는 달리 33층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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