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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소양호 빙어낚시] 톡톡 입질에 “魚…魚…魚!“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1.16 08:58

수정 2014.11.07 19:44


설악산 고개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수와 방태산을 감돌고 흐르는 내린천이 만나 형성된 청정호수 소양호는 ‘은빛요정’ 빙어 천국이다. 겨울철 산란을 위해 소양호로 빙어떼가 모이기 시작하면 전국에서 몰려든 강태공들로 300만평 빙판위가 북적거린다.

사색을 즐기며 잡는 ‘나홀로 낚시’ 보다는 가족모두가 함께 즐기는 ‘가족낚시’로 제격이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의 단단한 얼음을 깨는 아빠의 이마에 어느새 땀이 배어 나오고, 추위를 잊은 신이난 아이들은 썰매타기에 지칠줄 모른다.

서울에서 3시간 남짓 부지런히 달려 강원도 인제 소양호 상류 부평선착장에 도착했다. 소양호 상류의 얼음 위에 수놓아진 겨울 내설악의 경관은 가는 이의 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한 절경이다.


지난밤부터 날씨가 풀렸지만 바람피할 곳 없는 강 한복판에 장시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털모자를 눌러쓰고 내복에 장갑, 양말 두켤레로 무장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이렇게 하고도 춥다면 얼음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비닐텐트를 쳐 자리대여를 해 주는 곳으로 가면 된다. 텐트 안에 작은 난로라도 있으면 추위걱정은 끝.

주말이라서인지 빙판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적당히 자리를 잡고 써래(얼음 구멍을 뚫는데 사용하는 쇠로된 막대)를 들고 얼음을 쳐 봤지만 쉽지 않았다. 만만한 두께가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주인 없는 얼음구멍들이 많았다. 옆에는 잡은 빙어를 모아둘 작은 구덩이도 있다. 힘과 시간을 절약할 겸 적당한 얼음 구멍을 정하고 미리 준비한 스티로폼 위에 앉아 낚시대를 꺼내들었다.

다음은 미끼달기. 구더기를 바늘에 끼는 것은 역시 자신이 없어 동료의 도움을 받았다. 낚시줄 하나에 바늘이 5∼6개쯤 달려있다. 바늘마다 주렁주렁 구더기를 매달고 물속에 넣은 뒤 한참을 상하로 살짝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입질 소식이 없다. 두시간 가까이 헛탕을 치고 나니 약이 오를대로 올랐다. 고수를 찾아 도움을 받기로 하고 이리저리 얼음구덩이를 들여다 보며 다니길 한참. 텐트에 가스난로까지 준비해온 자칭 ‘빙어쟁이’아저씨를 만났다. 시간대와 빙어의 유영층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한 곳에 집착하지 말고 옮겨 다니며 꾸준한 탐색활동을 벌여야 하고 잔뜩 흐리고 안개가 끼어 있거나 눈이 내려 햇볕이 없는 날, 해 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입질이 왕성하다고 설명한다. 시간을 보니 햇볕이 쨍쨍한 오후 두시. 가장 나쁜 조건인 셈이다.

얼음판에서 빙어만 잡으라는 법은 없다. 낚시터에서는 의자처럼 앉아 타는 설매와 무릎꿇고 타는 썰매를 대여해준다. 가격은 7000원으로 비싼편이지만 이용시간은 따로 없다. 짜릿한 스피드를 느끼고 싶다면 전동 썰매 뒤에 기차처럼 썰매를 매달고 호수를 한바퀴 도는 썰매기차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호수가에 빼곡이 자리한 포장마차에서는 오뎅, 은행, 군밤, 핫도그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산빙어회를 못먹는 사람은 이곳에서 빙어튀김을 맛보는 것도 좋다. 노롯노릇한 튀김옷에 싸인 고소한 빙어튀김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커피나 뜨거운 차는 보온병에 준비해 올것. 인스턴트 커피한잔에 1000원이다.

오는 24일부터 3일간 이곳에서(강원도 인제군 남면 소양호 일원) ‘제6회 인제빙어축제’가 열린다. 빙어 낚시대회·빙어시식회 등 빙어를 주제로한 행사와 얼음축구대회·스노우 산악자전거대회 등 레포츠 경기, 이글루와 눈조각전시 등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행사가 다채롭게 벌어진다.


*가는법=서울에서 양평, 홍천을 지나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쪽으로 가면 된다. 인제 대교를 건너기 전 나오는 작은 터널를 지나자 마자 왼쪽에 신남선차장으로 좌회전하는 표시가 있다.
이 표시를 따라 좌회전하면 넓은 주차장과 광활한 빙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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