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사상최대 규모의 물갈이를 통해 서열파괴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시 16회 출신인 서영제 청주지검장이 사실상 고검장급으로 통하는 서울지검장으로 전격 발탁된 반면, 대검 중수부장을 거친 14회 유창종 서울지검장이 대검마약부장으로 전보된 점은 이런 서열파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또 각종 게이트 부실수사, 고문치사사건 등 과거 흠결있는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서 배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용호 게이트’ 부실수사 논란을 빚었던 유서울지검장 외에 99년 ‘옷로비 의혹사건’ 수사 당시 서울지검 3차장을 맡았던 김규섭(15회) 수원지검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돼 부산고검 차장으로, 피의자 고문치사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던 김진환(14회) 대구고검 차장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됐다.
이는 검찰의 신뢰에 손상을 입힌 인사들은 철저히 요직에서 배제하고 기수에 얽매이지 않는 인사를 하겠다는 강금실 법무장관 등 현 정부의 강력한 검찰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안팎에서 두루 신망받는 인사를 전진 배치했으며, 검찰의 신뢰 손상에 책임있는 검사장들을 요직에서 배제, 기수에 얽매이지 않고 적재적소 원칙에 따라 인사안을 짰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검찰의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는데 적임자를 뽑는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원칙”이라며 “이번 인사를 앞두고 강장관은 신임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송광수 대구고검장과 10일 밤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강장관은 협의 과정에서 송총장 내정자의 의견 및 건의사항을 경청했고 당초 일선 고검장으로 내정했던 김종빈(15회) 대검 중수부장을 대검차장으로 발탁하는 등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중 현직을 지킨 인사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사상 최대규모 물갈이’라는데 이론이 없다는 점에서 검찰 조직이 받을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검사장 승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박상길 △법무부 보호국장 정동기 △대검 기조부장 문영호 △대검 감찰부장 유성수 △춘천지검장 임채진 △울산지검장 안영욱 ◇검사장 전보<법무부> △법무실장 홍경식 △검찰국장 홍석조 <법무연수원>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김진환 <사법연수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정충수 <대검찰청> △대검 중수부장 안대희 △대검 강력부장 곽영철 △대검 마약부장 유창종 △대검 공안부장 이기배 △대검 공판송무부장 박종렬 △김원치 대검 형사부장(유임) △서울지검장 서영제 △인천지검장 이종백 △수원지검장 윤종남 △대전지검장 김재기 △청주지검장 김성호 △대구지검장 박태종 △부산지검장 이정수 △창원지검장 임승관 △광주지검장 황선태 △전주지검장 김영진 △제주지검장 채수철 <고등검찰청 차장검사> △서울고검 차장 장윤석 △대전고검 차장 김희옥 △대구고검 차장 고영주 △부산고검 차장 김규섭 △광주고검 차장 조규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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