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실버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버의약품은 노인성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목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실버의약품으로는 치매치료제를 들 수 있다.
치매는 노인성치매인 알츠하이머병과 뇌경색에 의한 혈관성치매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요즘 나오는 치매 치료제는 이들 질환의 증상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적당한 약물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가성치매(우울증)·비타민 결핍증·갑상선 질환·뇌경막하혈종·정상압수두증·양성뇌종양에 의한 치매도 마찬가지다.
치매는 약물에 의지하기 전에 조기진단을 해보고 치료가능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당뇨·고혈압·동맥경화 등 치매의 위험인자를 사전에 제거해 줌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는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완치제가 없다. 다만 발병원인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질환초기의 장애진행을 늦추는 약물들이 개발돼 있다. 타크린(상품명 코그넥스), 도네페질(아리셉트), 여성호르몬, 리바스티그민(엑셀론), 셀레질린과 비타민E의 병합 투여 등이 흔히 사용하는 약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약물이 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관절염치료제도 인기가 높은 실버의약품이다.
관절염은 크게 노화에 따른 ‘퇴행성관절염’과 자가면역체계 이상에서 오는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다.
퇴행성은 연골세포의 수명을 연장하는 연골세포 조절약, 관절에 윤활유를 보충해주는 하이얄 주사약,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항염제 등이 사용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행속도가 빨라 조기에 치료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나온 약들은 예전의 것보다 기능이 보강됐다. 유전, 바이러스, 호르몬 이상 등 원인에 따라 진통제·항염제·엠티에스·항말라리아제·설파살라진 등의 치료제나 스테로이드, 생물학적 치료주사약 등 다양한 약이 사용된다.
흔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붙이는(패치형) 관절염 제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통증 완화제일 뿐이다.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골다공증 치료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골다공증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보다 뼈를 파먹는 파골세포가 많아질 때 생긴다. 여성이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파골세포가 급증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이럴 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는 대체요법을 주로 쓴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도와주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도 널리 사용된다. 요즘 나온 약들은 기존 제품과 달리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크게 개선하는 등 환자의 복용편의를 돕고 있다.
그러나 골다공증은 약물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게 아니다. 약물치료 이전에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
노인성질환자들이 특히 주의해야할 사항은 약물의 오남용이다. 신체적 기능이 저하돼 있는 노인일수록 자신의 생리적 증상과 궁합이 잘 맞는 약물을 적당히 골라 복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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