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분쟁이 마침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로서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1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중동 유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에 국제사회가 마련한 평화 중재안인 ‘로드맵(Road Map)’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식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대니얼 커처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가 이날 오후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로드맵을 전달했으며 테르제 로에드 라르센 유엔 중동특사는 요르단강 서안 도시 라말라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신임총리에게 같은 로드맵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유엔 등 4개 중동평화 중재자에 의해 마련된 로드맵은 1단계로 팔레스타인 테러조직 소탕,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이스라엘측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동결 등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타임스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이라크전 종전에 따라 앞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해결을 위한 외교적 교섭에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드맵은 양측간에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시발점”이라면서 “이 구상의 이행여부는 양측의 신의와 노력에 달려있다”고 논평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따라 가급적 이른시일 안에 로드맵 이행 여부를 촉구하기 위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중동지역에 파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측과의 접촉을 대표했던 빌 번스 미 국무부 관리를 다음주 중 다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신임총리에게 보내 로드맵 실행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또 미국은 아직 로드맵 실행여부에 관해 확실한 공식논평을 삼가하고 있는 이스라엘측에도 번스 관리를 보내 평화 계획 이행을 촉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로드맵 이행 과정에는 양측 모두에게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팔레스타인으로서는 강경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의 반대가 가장 큰 난제다. 하마스의 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로드맵과 관련된 공식 논평에서 “이는 시온주의자들에게 더 많은 안전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을 팔레스타인 내부의 갈등으로 변질시킬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스라엘 내 강경파들도 자국 영토 침범에 관한 어떠한 합의 사항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3년 미 클린턴 행정부 당시에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 간의 역사적인 중동평화조약이 체결된 바 있으나 라빈 총리의 암살과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인 현 아리엘 샤론 총리의 등장 등으로 양측간의 유혈사태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