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의 격돌이 벌어진다.
국내 애니메이션으로 최고액인 130억원을 들인 ‘원더풀데이즈’와 6000만달러(약 7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드림웍스의 ‘신밧드-7대양의 전설’.
‘신밧드…’에 비해 ‘원더풀데이즈’의 제작비는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 금액은 웬만한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올해 초 개봉됐던 국내 애니메이션 ‘오세암’의 제작비인 15억원에 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원더풀데이즈=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에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원더풀 데이즈’(감독 김문생)는 그동안 완성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을 제기됐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올해 초 열린 칸영화제 마켓에서 프랑스 파테 디스트리뷰션과 스페인 망가필름에 각각 50만달러와 17만달러에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고 현재 일본 등 몇개국과 수출협상이 진행중이다.
이 영화는 섬세한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2D 셀 애니메이션을 사용했고 속도감과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3D CGI를, 주요 배경과 건물은 미니어처로 제작한 멀티애니메이션이다. 이러한 복합제작은 ‘쥬라기공원’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된 적이 있지만 전편에 걸쳐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AD 2142. 핵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지구에서 특별한 1%의 인구만이 에코반에 살아남게 된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에코반에는 위기가 닥친다. 게다가 에코반에 수용되지 못한 마르에서 생활하는 난민들의 폭동도 이어진다. 에코반 출신인 수하는 에코반을 무너뜨리고 파란 하늘 아래서 미르와 에코반 주민 모두가 동등하게 살기를 꿈꾼다. 여기에 수하의 어릴적 여자친구인 제이, 그녀를 좋아하는 시몬의 묘한 삼각관계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보기에 내용이 좀 어렵다는게 흠이다. 전체관람가. 17일 개봉.
◇신밧드-7대양의 전설=‘슈렉’의 신화를 창조했던 드림웍스의 작품인 ‘신밧드…’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과 함께 등장하는 ‘아라비안 나이트’ 중 하나의 이야기다. 이 애니메이션은 제작비에 걸맞게 항해장면이나 모래언덕 등이 스펙타클이 화려하다. 게다가 브래드 피트(신밧드), 캐서린 제타존스(마리나), 미셸 파이퍼(에리스), 조셉 파인즈(프로테우스)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신밧드는 바다를 항해하며 물건을 훔치는 일을 생계 수단으로 삶고 살아가는 유명한 사기꾼. 이번엔 시라큐스의 왕자이자 자신의 어릴적 친구인 프로테우스가 배로 운반하던 ‘평화의 책’을 훔치기로 한다. 하지만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책을 이용해 평화의 땅 시라큐스를 혼돈에 빠뜨리려는 계획에 신밧드를 이용한다. 에리스는 평화의 책을 손에 넣고 신밧드는 책을 훔친 범인으로 지목돼 사형선고를 받는다. 하지만 신밧드에게 책을 찾아오는 조건으로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게 한다. 에리스를 찾아 혼동의 땅 타타루스를 향해 떠나는 신밧드. 이 항해에는 프로테우스의 약혼녀 마리나도 함께 동행한다. 전체관람가. 11일 개봉.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