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인터넷 ‘알뜰 강의’ 불황속 호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27 09:51

수정 2014.11.07 15:29


불황이 깊어지면서 사교육시장에도 알뜰상품 구매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학부모들이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는 영향이다.

◇값싼 상품 수강 선호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학을 맞아 일선 오프라인 학원들이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대입 여름방학 특강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학생들의 호응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2개월 코스로 최근 국·영·수(49만여원), 사회탐구(40만여원), 과학탐구(40만여원) 영역의 특강을 개설한 서울 A학원의 경우 어렵게 정원은 채웠지만 예년에 비해 재학생들의 수강열기는 크게 낮아졌다.

A학원과 같은 특강을 개설해 놓은 서울 B학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B 학원 관계자는 “수능과 내신에 대비한 보충학습용으로 특강을 개설했지만 강남 본원을 제외하고 강북지역과 지방 캠퍼스는 정원 채우기도 힘들 정도”라며 “전반적 경기침체로 학생들이 수강료가 싼 상품이나 꼭 필요한 과목만을 선택해 수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정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해 일부 지방 소재 입시학원들은 박사급 강사 초빙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천 C학원 관계자는 “과목당 3만8000원에서 12만원 짜리 특강 상품을 개설했는데, 아직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며 “특강개설 학원마다 지난해 대비 수강생수가 20% 이상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는 방문학습지도 예외는 아니어서 관련 업계가 갈수록 줄어드는 회원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온라인교육업계는 기대감에 차 있다.

지난달 12일 여름방학 특강으로 영역별 패키지 강좌를 개설한 한 온라인학원은 이달말 현재 120일 코스로 구성된 ‘사?^과탐 완전정복 패키지 강좌’에 무려 3만5000명의 수강생이 몰려 불황속 호황을 맞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이뤄지는 이 특강은 상품별 가격이 5만5000원∼16만8000원선으로, 강의내용은 오프라인과 비슷하지만 가격이 비교적 싼데다 인터넷만 연결하면 지방학생도 서울의 유명강사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수강률이 높은 것 같다고 학원측은 분석했다.

◇무료 학습서비스 인기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학습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잘만 이용하면 교육비도 절감하고 무료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를 겨냥하듯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어린이 고객을 붙잡기 위한 대대적인 무료 콘텐츠 서비스에 나섰다.

야후코리아는 초등학생들이 이용하는 야후꾸러기 메뉴에 무료 학습지 서비스코너(http://yahoo.wisecamp.com)를 마련했다. 다음도 배움터 내 초등방(http://edu.kids.daum.net)를 통해 2학기 선행학습과 일일학습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쥬니버(http://jr.naver.com)방에 학습지, 숙제 도우미, 영어스쿨 코너를 무료로 개설, 학부모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무료 학습 서비스도 멀티미디어 동영상으로 제작되어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며 “불황여파로 무료 학습코너 이용률이 20%에서 최고 40%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무료 서비스는 부모가 관심을 갖고 학습지도를 해주지 않으면 학습효과가 오프라인이나 유료 학습에 비해 떨어질 수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초등학교 2년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 박경선씨(34)는 “담임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달 3만원짜리 전과목 인터넷학습지를 이용하고 있다”며 “예·체·능과목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요즘같은 불황기에 안성마춤인 것 같다”고 말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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