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사태가 정부의 강경대응과 일부 조합원들의 조업복귀로 표면적으로는 정상화된 것처럼 비쳐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파업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업복귀율이 저조해 추석을 앞두고 거래처에 납품을 해야 하는 화주들은 차량수배를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차량을 확보한 업체들도 웃돈을 얹어주다보니 평상시보다 2∼3배의 운송료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는 노·정간 대립국면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앞으로 한달정도 지속된다면 ‘제3의 물류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사·정 엇갈리는 조업복귀율 주장=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시멘트 업계측은 조합원들의 조업복귀율이 60∼70%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단양에 공장을 갖고 있는 성신양회 관계자는 “정확한 복귀율은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어림잡아 현재 60% 정도의 조합원들이 운송에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멘트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동양시멘트 관계자 역시 “삼척항을 이용해 분공장으로 직접 수송하고 있고 정부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운송허가로 차량공급이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의 23∼25% 수준만이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연대 측도 이에 대해 “현재 일반화물차량, BCT, 컨테이너에 관계없이 조합원의 복귀율은 20% 미만에 머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체들이 용차를 이용한 차량운송까지 조합원 복귀로 셈하는 주먹구구식 집계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특히 시멘트업체들이 모여있는 충주 지방 노동사무소 한 관계자는 “현재 시멘트 운송이 정상화된 것은 비조합원들의 지원과 철도운송 덕택이지 사실상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복귀율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차량수배에 웃돈거래까지=철강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포항지역도 파업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차 운송의 업무복귀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 지역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차량동원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항지역 운수업체인 S운수는 위탁차량 160대가 전원 미복귀상태며 R사는 100대중 29대만 현재 운행중일 정도다.
물론 포스코를 비롯한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들은 외주차량까지 비상가동하는 등 분주한 대책마련에 힘입어 지난 금요일이후 제품출하는 거의 정상화됐다.
하지만 이들 대형업체들이 포항일대의 외주차량 및 용차들을 ‘비상용’으로 싹쓸이해 이들로부터 제품을 인도받아 2차운송을 하는 중소형 유통업체들은 차량수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실제로 이 지역 철강단지에 입주한 A사의 경우 일당 8만원을 호가하는 일용직 운전자를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웃돈까지 얹어주며 제품운송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A사 사장은 “용차를 이용해 그러저럭 운송을 하고 있지만 이나마도 용차 운전자들사이에 화물연대 소속차량들의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애로사항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태악화 ‘불씨’는 여전=시멘트업계관계자들은 “현재 시멘트 공급이 원할한 것은 비로 인해 건설현장이 중단되고 아직 건설 성수기가 오지 않아 작업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10·11월까지 파업사태가 별다른 결론없이 공회전을 거듭할 경우 피해가 불거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지역 화주들이 동국통운과 로얄상운의 지회장과 화물연대 포항지역 지부장 직무대행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이며 이들 3명에 대해서 경찰에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형사상의 손배소 문제도 여전히 양측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어 향후 사태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 지역 업체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 정세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