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간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애를 먹던 업체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선 것.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통신 문제가 일단락된 뒤 두루넷 등 후발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업체들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매각을 추진중인 두루넷이 몸값을 올리는 차원에서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인 데다 KT가 신상품 출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KT와 스카이라이프는 올해 안에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와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묶음(번들)상품으로 내놓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중이다.
KT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요금 할인폭과 마케팅 비용 분담비율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와 KT측에 따르면 묶음상품의 경우 시청료(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이용료(KT)를 20%씩 내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카이라이프 시청료가 8000원, KT 메가패스가 3만원(라이트 2년 약정시)인 점을 감안하면 묶음상품 가입자는 월 3만원 정도만 내면 두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KT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매출감소에다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일종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싼값을 무기로 치고 나오고 있고 후발사업자들도 고객 뺏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다는 게 KT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SO들은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을 2만원 정도의 가격에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6%대로 끌어올리는 등 시장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후발사업자들은 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초고속인터넷 하나포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4일부터 ‘하나포스 PC닥터’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또 PC 장애처리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고객 PC 시스템을 복구해주고 방문 서비스도 병행할 방침이다.
두루넷은 오는 12월13일까지 가입한 신규고객 가운데 매일 3명씩 추첨해 디지털캠코더, 데스크톱PC 등의 경품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두루넷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신규 고객유치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온세통신도 연말까지 초고속인터넷 기존 가입자 및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반값(19만9000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 후발사업자들은 가입비와 설치비를 받지 않고 월 이용료를 30%까지 깎아주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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