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설, 움츠려든 경기상황 만큼이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겠지만 설 차례상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 제대로 된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할 듯 싶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저질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면 국산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 설을 10여일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제수용품 기획행사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최상급의 국산품을 차례상에 올릴수 있다.
◇차례상 얼마나 드나= 광우병 파동과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설 제수용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설이 다가올수록 주요 제수용품 가격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청과 및 건과류 가격은 전년 대비 최고 50% 이상 올랐고 광우병 여파로 수요가 급증한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 가격도 크게 올랐다. 또 북어, 참조기 등 수산물 가격도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협유통 하나로클럽 양재점이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약 9.6% 상승한 11만1490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수용품 구입요령=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수용품들은 엄선된 것들이기는 하지만 중국산 등 수입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국산품과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쇠고기(한우)는 전체적인 육색이 선홍색이거나 밝고 붉은 빛이 돌면 일단 안심하고 구입하면 된다.기름기는 노란색보다는 흰색, 대리석 무늬처럼 분포돼 있는 게 요리시 고기를 부드럽게 해 맛있다.
수입 쇠고기는 검다 싶을 만큼 짙은 색을 띠고 있으며 육질 또한 물결 갈라진 것 같고 누런 기름 덩어리가 몰려 있다. 한우는 등급에 따라 결이 다르지만 결이 거칠수록 운동량이 많은 소로 고기가 질긴 단점이 있다.
닭고기는 국내산의 경우 생닭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모양이 온전하지만 수입산은 냉동상태로 들여오기 때문에 형태가 눌려져 있다. 수산물을 고를 때는 종류에 관계없이 눈이 선명하고 맑은 색을 띠며 살에 윤기가 돌고 아가미의 색이 선홍색이고 비린내가 없는 배가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국산 참조기는 등이 회색빛을 띠고 있고 입은 붉은색을, 배는 선명한 황금색을 띠고 있다.머리 부분에 다이아몬드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머리부위와 몸체 사이에 움푹 패인 굴곡이 있다.또 꼬리가 짧고 두툼하며 눈 주변이 노랗고 옆줄이 두껍고 선명하면 국산이다. 반면 중국산 참조기는 비늘이 거칠고 꼬리가 길고 넓은 편이다. 또 몸체가 회색이나 흰색을 띠고 있으며 맛을 보면 고기를 씹은 후 뒷맛에 노린내가 나고 푸석푸석하다.
사과는 껍질에 탄력이 있어야 하고 손가락으로 튕겨보았을 때 맑은 소리가 나면 품질이 우수한 것이다.또 표피가 전반적으로 붉고 붉지 않은 부분에 노란색이 감돌면 믿고 구입해도 된다
배는 윤기가 흐르고 탱글탱글해야 한다. 상처가 있으면 안되고 배 고유의 점 무늬 크기가 큰게 좋다. 또 배의 배꼽 부분이 넓고 깊은가도 살펴봐야 한다.
국내산 도라지는 잔뿌리가 많고 가늘며,짧은 것이 특징. 톡소는 향이 나고 손으로 찢었을때 잘 찢어지는 것이 좋은 도라지다.하얀 빛을 띠는 상품이나 지나치게 흰색을 띠는 경우 표백한 제품일 수 있다.중국산은 길고 굵으면서 잔뿌리 없이 표면이 말끔하다.또 찢었을 때 동그랗게 잘 말리고 씹었을 때 질기고 쓴 맛이 난다.
국내산 고사리는 줄기가 짧고 가늘며 순이 많이 붙어있다.연한 갈색을 띠고 물에 불렸을 때 옅은 검은색을 띤다. 씹었을 때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 하며 향이 강하다.
고비나물은 몸집이 통통하고 짙은 빛을 띠는 것이 좋고,시금치는 잎의 면적이 넓으면서 뿌리 색이 짙은 붉은색이 좋다.
취나물은 줄기가 가늘고 연하면서 변색이 적은 것이 국내산이고 숙주나물은 머리와 줄기가 가늘고 짧으며 둥근 모양의 떡잎이 많이 붙어있는 것을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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