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체들이 열연코일의 한국 수출가격을 인상,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산 열연코일의 한국수출가격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국내 철강업체들은 하이스코, 동부제강, 연합철강 등 핫코일을 원자재로 냉연 및 표면처리 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이다. 또 열연코일을 이용해 강관제품을 만드는 세아제강, 휴스틸 등에도 적지않은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부제강과 연합철강의 경우, 소요 열연코일의 60% 이상을 포스코로부터 납품받고 있으며 생산제품의 40%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이번 일본산 열연코일 가격인상에 따른 수익성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이달 초 포스코가 열연코일 내수가격을 �U당 5만원 인상했을 때 이를 자사제품의 가격에 반영, 3월부터 냉연제품류에 대해 �U당 5만원 수준의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그러나 하이스코의 경우 전체 열연코일 수요량의 90% 가까이를 일본으로부터 수입, 생산량의 60% 이상을 현대차에 납품하는 내수의존형 판매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일본산 열연코일 가격 상승분을 적시에 제품가격에 추가 반영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포스코 가격 인상 움직임=일본산 열연코일의 가격 인상에 따라 국내 열연코일 생산업체인 포스코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 제품가격과 연동해 제품가격을 조정한다는 것이 포스코의 기본 방침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9일께 이미 내수 열연코일에 대해 35만5000원에서 40만5000원으로 한 차례 가격인상을 실시했다. 포스코는 국제 원자재가 변동에 따라 가격을 연동한다는 원칙은 변함 없지만 최근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수요업체들의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가격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는 4월1일 철광석, 석탄 등 수입원료 제품에 대한 가격 경신과 종합적인 시장상황을 검토한 뒤 열연코일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자동차업계 타격 우려=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경영압박이 조선, 자동차 등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했던 가전업계도 원자재 폭등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가전부문이 철강 등 재료비의 비중이 크고 적자가 큰 사업부여서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는 “당장은 괜찮겠지만 자칫 장기화될 경우 원가 상승 요인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부담을 느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1차 협력업체들이 원가상승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나 공급자와의 관계를 의식,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현대차 박황호 사장은 “올해는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돼 있어 물량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장은 이어 “철판의 비중이 재료비의 5%에 불과해 철판가격이 20% 인상된다 해도 전체로 따지면 1%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 정도는 다른 부문의 원가절감을 통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레이저 용접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철 스크랩을 줄이는 등 수율을 올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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