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도 가족과 고인 중심의 의식이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모친상을 당하고도 이를 주위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른 ‘청소년지킴이’ 강지원 변호사(55).
장례를 치른 후 강변호사는 “어머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는 모친상을 알리지 않아 빈소가 초라하게 보인 데 대해 한 말이다.
강변호사가 모친 이효임 여사(91)의 별세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4일 오전 9시30분께. 라디오 아침 생방송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를 마친 직후였다.
강변호사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이를 안 각 언론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지만 “제발 부고기사를 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법률사무소 ‘청지’의 직원들에게도 “나를 찾으면 외근을 나갔다고 둘러대라”며 모친상 소식이 전파되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시켰다.
강변호사의 측근은 “프로그램 PD들조차도 강변호사의 모친상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모친의 빈소는 강변호사의 이름값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었다.
조문객들이 붐비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빈소에 놓인 조화 10여개조차 대부분 동생 강창원 교수의 학교와 학회에서 보낸 것이었고 강변호사와 관련된 곳은 법률사무소 청지와 어린이 청소년 포럼 등 2곳에 불과했다.
빈소를 세브란스병원에 마련한 이유도 다른 병원과는 달리 음식이나 술을 대접하는 접객실이 없기 때문.
다른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강변호사의 주장에 따라 6일 어머니의 시신을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했다.
강변호사는 “사회운동가로서 2001년 ‘장례·혼례 문화개선 100인 선언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며 “어머님께 죄송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욕’은 먹겠지만 내가 사회에 한 약속에 책임을 지고 실천해 보려고 한 일”이라고 말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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