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故장준하선생 미발표 원고 공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3.16 10:55

수정 2014.11.07 20:06


월간 ‘사상계’를 창간해 자유·민주·통일·반독재 투쟁에 앞장선 고 장준하 선생이 남긴 미발표 원고들이 복간될 ‘사상계’를 통해 선보인다.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씨(57)는 “장 선생이 손수 원고지나 메모지에 쓴 미발표 원고를 사상계를 통해 재조명할 계획”이라며 옥중 출마 연설문을 비롯해, 각종 선언문, 사상계 발간 회고문, 재야인사들과 주고받은 메모지 등을 최근 공개했다.

지난 79년 한국을 떠난 뒤 지난해말 말레이시아에서 영구귀국한 호권씨는 지난 70년 김지하의 ‘오적’ 필화 사건으로 폐간된 사상계를 오는 8∼9월께 복간할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사과상자 4개 분량의 미발표 원고를 분류하고 있으며, 이중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글을 골라 차례로 사상계에 실을 예정이다.

호권씨가 공개한 원고 중에는 장준하 선생이 1967년 6월 제7대 총선에 신민당

후보로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에서 출마해 압도적 지지로 옥중 당선됐을 당시 손수

쓴 정견 연설문이 있다.
‘피와 살을 이어받아 이땅에 살고 있는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이 연설문에는 장준하 선생이 10대 후반이었던 중학교 시절, 교장선생님이 일본 경찰에 끌려간 것이 계기가 돼 독립운동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는 사연이 담겨 있다.

장 선생은 또 1967년 5월 제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박정희 정권 규탄연설에 나섰지만 정권교체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된 사연도 밝혔다. 장 선생은 이 글에서 “잔은 썼습니다. 그러나 민심은 달았습니다. 정권교체에는 실패했지만 국민의 마음은 굳게 모였습니다.
미래를 약속해주는 국민의 눈동자는 빛났습니다”라며 옥중출마의 소회를 밝혔다.

박정희 정권을 사회·경제·문화·정치적 측면에서 장 선생이 분석한 글과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결성된 민주수호국민협의회 선언문도 공개됐다.
또 1950년대 ‘사상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시절 사상계를 돌아보는 ‘브니엘’이라는 글에는 사상계에 대한 애정이 여과없이 녹아있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