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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퓨전도시 중국 칭다오] 여기가 중국이야,유럽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5.06 11:09

수정 2014.11.07 18:42


뾰족뾰족한 유럽풍의 붉은 색 지붕들이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줄지어 서 있는 풍경. 초록의 나무들이 붉은 지붕과 강렬한 보색대비를 이루며 하나의 거대한 정원을 연상시키는 이곳. 이 한 폭의 그림같은 도시가 인천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남짓이면 나타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군다나 중국이라면 ‘만리장성’밖에 모르는 이라면 말이다. 동·서양의 ‘퓨전도시’ 칭다오의 매력에 흠뿍 빠져들게 되면 유럽 배낭여행도 부럽지 않을 듯 싶다.

중국 산둥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칭다오(靑島).

다롄과 함께 중국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는 항구도시로 중국 최대의 관광?^휴양지다.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고 자연환경이 수려해 해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곳은 1898년 독일의 조차지로 개항되어 식민지 시기에 발전했다.전형적인 유럽식 건축물이 시내 곳곳에 채워져 있는 중국문화와 서양문화의 융합된 독특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요트경기를 주최한다.

근대 무술변법의 지도자 강유위(康有爲)는 만년에 ‘홍와녹수 벽해남천(紅瓦祿樹 碧海藍天):붉은 기와 푸른 나무,남빛 바다 쪽빛 하늘’이라며 찬미하지 않았던가. 칭다오는 구불구불한 해변과 기복을 이룬 해상연안, 붉은 지붕에 푸른 나무의 도시풍경, 근대와 현대역사의 융합, 문화명인들의 옛집은 아름다운 해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많은 이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해안을 따라 배를 타고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다에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도시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현대식 고층건물과 해변을 따라 줄지어 있는 유럽식 건축물이 유구한 역사와 발전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칭다오 시가지와 공업단지를 가로지르는 약 40㎞나 되는 해변 산책로는 짙푸른 바다의 신비로움과 ‘중국속의 유럽’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변 도로는 상당히 넓고 크며 집들도 잘 정돈되어 있다.

해발 1132m인 동쪽 시외곽 지역에 위치한 노산은 옛사람들로부터 ‘해상의 첫번째 명산’이라 불린다.

중국 도교의 중요한 발원지중 한 곳이기도 한 노산은 산, 바다, 수림, 샘, 폭포를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기암절벽으로 병풍을 두른 채 우뚝 서있다.

남으로 회천만, 북으로 팔관산과 인접해 있는 60m 높이의 소어산 정상의 3층 8각탑 누각에서나, 3개의 붉은 횃불을 상징하며 시내 서부지역 신호산 정상의 버섯모양 누각에서는 빨간 지붕과 푸른 숲, 바다로 이뤄진 시내를 한 눈에 바라다 볼 수 있다. 피로에 지친 현대인의 가슴을 트이게 하고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이곳,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땐 세상의 모든 일을 순식간에 잊게 만든다.

또 남쪽 태평만에 인접한 팔대관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이곳에선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나 예술가들이 휴식을 취하며 연구하고 글을 쓰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또한 ‘만국 건축박람회’라고 불릴만큼 독일, 러시아, 영국, 미국, 일본등 20여개국의 다양한 건축물들이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내며 줄지어 있어 연인이나 부부들이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꽤나 인기가 높다.

중산로의 남단에 위치한 잔교는 1891년에 세워진 칭다오의 상징으로 길이가 440m나 된다.북쪽은 태평로에서, 남쪽은 청도만 심처까지 뻗었으며 바다부분의 끝에는 중국식 팔각정이 우뚝 서 있다. 나선형 다리를 이용해 정자에 올라가면 푸른 바다를 보고 넘실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녹음이 우거지고 하얀탑이 우뚝 서 있는 소청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 볼 수 있다.

시정부청사 남쪽, 홍콩로와 동해서로 사이에 있는 시민들의 휴식공간 5·4공원. 광장 중앙에는 중국 독립운동인 5·4운동의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 혁명정신을 반영한 ‘오월의 바람’이라는 붉은 색의 조각탑이 중국인의 뜨거운 가슴을 대변해 준다.

풍부한 문화와 역사,아름다운 자연을 갖춘 칭다오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칭다오 맥주다.칭다오를 세계에 알려준 지역특산품인 셈.

100년 칭다오 맥주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칭다오 맥주박물관에서는 생산공정을 볼 수 있고 공정과정을 거치지않은 ‘진짜’ 생맥주를 맛 볼 수도 있다. 91년 처음 열린 칭다오 국제맥주축제는 7,8월중 약 보름간 열리는데 불꽃놀이, 민속예술, 션쇼, 비치발리볼대회 등이 함께 펼쳐지며 세계 각국의 맥주 브랜드가 참여한다.

이날만큼은 칭다오 도시 전체가 ‘맥주홍수’에 파묻힌다.가장 동양적인 나라 중국에서 이국적인 건물들을 보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이는 여유, 이곳 칭다오에서 한동안 머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칭다오=ssahn@fnnews.com 안삼수기자
■ 가는길

인천에서 칭다오까지 바로 가는 비행기가 하루 3편 운항된다. 걸리는 시간은 한시간 남짓. 부산·대구에서도 항공편이 있다. 칭다오 국제공항에서 민항버스나 택시를 타고 청운고속도로를 따라 50분 가량 달리다보면 시내가 나온다.
인천서 주4회 출항하는 배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 소요시간은 약 18시간.

■ 먹거리

칭다오는 한국기업이 4500여개에 이르고 5만여명의 한국인이 상주하고 있어 한국 음식점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현지 음식을 먹더라도 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오는 곳이 많아 입맛 걱정은 덜해도 된다.
해삼, 전복, 참새우등 각종 해산물과 어류등을 찌고 볶아서 만든 음식들은 대부분 향이 강하고 기름졌으나 국물 맛은 담백해 뒷맛이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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