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보다 전문의의 감독아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한 병원 조사결과 나타났다.
직립보행을 하게 된 이후 인류의 약 80%는 살면서 한번쯤 허리통증으로 고생을 한다. 현대의학이 발달된 지금도 요통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저곳 병원을 찾아 다니면서 치료를 받지만 그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허리 통증은 ‘허리디스크’처럼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요통은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배와 등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상체 하중이 그대로 척추로 전달되면서 나타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밀검사에서도 통증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환자 본인은 요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고, 밤에 잠을 잘 못이루는 등 허리통증을 호소하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수많은 전문의들은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이 약화되면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허리통증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허리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치료로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서울 무악동 세란병원 부설 세란척추운동센터는 지난해말 6개월동안 특정한 질환이 없거나 질환이 있더라도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신전근육)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굽혀진 허리를 바로 세우는 등의 근육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요통이 상당히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조사대상자는 이 병원 신경외과를 찾은 환자중 ‘척추관절에 이상은 없지만 요통이 계속되는 사람’, ‘만성퇴행성 디스크 환자’, ‘퇴행성 요추후만증 환자’, ‘척추수술 전후 근력강화가 필요한 환자’ 등 남녀 70명이었다.
센터는 이들을 대상으로 허리를 바로 세우는 신전근육만을 선택적으로 강화시키는 운동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어 운동요법을 시작하기 전 허리운동이 가능한 각도인 0,12,24,36,48,60,72도에서 허리근력 테스트를 실시하고 운동요법을 실시한 후 2개월 뒤 허리근력을 정밀 비교했다.
검사결과 남자는 운동전 평균 107.20파운드의 근력이 152.94파운드로, 여자는 평균 62.80파운드에서 94.62파운드로 각각 근력이 향상됐다. 남녀 전체로 보면 운동전 81.82파운드에서 운동후 119.62파운드로 허리근력이 30% 이상 상승했다.
운동 전후의 통증 정도는 남자의 경우 운동전 통증의 정도가 4.53이던 것이 훈동후에는 2.62로, 여자는 5.58에서 3.74로 각각 통증이 줄었다. 통증의 정도는 0(통증없음)∼10(사망 직전의 엄청난 고통)로 표시된다.
오명수 센터장은 “젊은사람들은 노인처럼 디스크나 척추신경, 뼈 이상이 아니라 운동부족,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허리 근력이 약화돼 통증이 생긴다”면서 “허리근력을 측정해 보면 대부분 정상인의 근력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정질환으로 인해 요통이 있더라도 증상이 비교적 초기인 사람, 수술여부와 상관없이 허리근력이 약해져 통증이 심해진 환자 등은 근력강화로 허리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병원 신경외과 최기석 부장은 “허리통증이 있는 환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올바르지 못한 방법이나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통증이나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운동을 하더라도 전문의가 허리상태에 대한 정밀검사 및 근력테스트를 한 뒤에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최부장은 또 “나이가 들면서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배와 등의 근육이 자연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에 당장 허리에 통증이 없는 사람이라도 오랜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은 허리통증 예방을 위해 평소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