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4명 가운데 1명만이 겨우 취업이라는 턱걸이에 성공할뿐 나머지 3명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대학생 10명 가운데 5명이 취업교육을 받고 있으며, 취업교육비로 연평균 164만원을 쓰고 있다고 잡코리아는 최근 밝혔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취업. 벼락맞을 확률보다도 더 낮은 확률인 로또에서 1등 당첨자가 매주 몇명씩 나오듯이 백수에서 벗어나 취업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노동과 20여개의 직업을 거쳐 굿아이디어 ‘창’연구소를 설립한 황성주 소장(동아대 지식자원개발센터 책임교수)은 “아이디어로 취업의 좁은 문을 뚫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청년 실업난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실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현실은 다름아닌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회화를 비롯해 토익 토플 텝스(TEPS)로 무장하는 것도 좋지만 취업을 원한다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인재로 탈바꿈해야 한다. 내가 기업에 채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나를 채용하도록 발상을 바꾸어보자. 그 발상의 중심에는 ‘아이디어’가 있다.
먼저 나는 평범한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뛰어난 아이디어맨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산토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란 질문을 받고 ‘집토끼’라는 답을 떠올렸다면 아이디어맨과는 거리가 멀다. 이와 달리 ‘집토끼’를 비롯해 ‘죽은 토끼’, ‘판 토끼’, ‘알칼리 토끼’, ‘끼토산’, ‘물토끼’, ‘사육토끼’라는 답을 생각해 냈다면, 일단 기업들이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에 들 가능성이 높다.
황성주 소장은 “아이디어란 세상 모든 사물과 이치, 원리에 신선하고 새로운 활력을 주며, 효율성을 높이거나 보다 값진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도록 발상하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한다.
돈되는 아이디어를 발상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전문기술이나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과 같은 특별한 자격도, 높은 학력이나 높은 지능지수를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모든 일에 의욕을 가지고 달려드는 ‘마음깨기’와 발상전환을 하는 ‘머리깨기’가 필요할 뿐이다.
아이디어맨이 보통 사람과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아이디어맨은 자신에게 맞는 아이디어 발상법을 찾아 익힌다 ▲24시간 메모지와 펜을 준비한다 ▲늘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시간을 습관적으로 갖는다 ▲널려있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한다 ▲창조적 모방을 한다 ▲눈, 코, 귀, 입, 손발의 오감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등이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맨은 늘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노력하며,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른 점이다.
◇제조업 취업아이디어=건설, 기계, 조선, 섬유,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제조업 분야의 경우 조금만 발상점을 달리 한다면 취업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떠올릴 수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기존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은 높이면서도 관리비는 낮춘 원룸형 주상복합아파트를 개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주5일제 근무가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레저와 접목한 신상품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예컨대 건설업의 경우 ‘워터테마타운’을 개발, 온 가족이 사시사철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공간 콘도형을 만든다면 사무실을 겸한 쉼터로서 크게 각광받을 것이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업종인 자동차의 경우에도 각종 아이디어를 착안, 제안할 수 있는 범위가 대단히 넓다.
‘세대별, 소득별로 어떤 차를 선호하고 어떤 신상품 개발을 원하는지 설문조사 제안’하는 것을 비롯해 ‘기존 차량의 불편한 점을 어떻게 개선·개조해야 할지’, ‘차종에 따른 특화된 광고나 마케팅 비법’, ‘택시강도를 예방하는 아이디어’, ‘가속폐달과 제동폐달 혼동으로 인한 사고줄이기’ 등 소비자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분석해나간다면 취업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서비스업 취업아이디어=광고, 관광레저, 무역, 호텔, 이동통신 등 서비스업도 제조업 못지않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곳이다. 그만큼 독특한 아이디어는 취업을 확실하게 보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관광레저는 주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 될수록 호황이 예상되는 분야다. 먼저 기존 여행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내외 각종 프로그램을 조사·분석한 후 창조적 모방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하면 고객이 즐거워할지 생각해보자.
돈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낭여행’의 경우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 새로운 날개를 달 수 있다. 원래 배낭여행은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각국 문화를 느끼고 배워오겠다는 게 취지인데, 여기에 어학연수 또는 보따리 무역연수를 결합시켜보자. ‘배낭어학연수프로그램’이나 ‘시장조사 배낭여행’은 훨씬 값싸고 효과 있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이처럼 아이디어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넘겼던 잡지나 신문에서도 획기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신제품 기획안이나 기존 제품의 신시장개척 아이디어, 그리고 유행창조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기업에 제안한다면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당신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기업들은 앞다퉈 경쟁할 것이다. 당신이 기업의 문을 두드릴 것이 아니라 튀는 취업아이디어로 기업이 당신을 스카우트하게 하라.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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