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후 국내 증시가 하락추세로 돌아서면서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거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유가, 중국 긴축정책 등 ‘트리플 악재’가 여전하고 국내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등록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무상증자, 배당 등 호재를 발표해도 주가가 반짝 상승에 그치거나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하면 이러한 종목들의 주가 상승탄력이 강하기 때문에 매수 후 보유나 저가 분할매수의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상증자 발표…반짝 상승 그쳐=코스닥지수가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4월 말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해 무상증자를 발표한 등록기업은 듀오백코리아 자이엘정보 한일화학 원익쿼츠 웹젠 레인콤 등 6개사에 이른다.
듀오백코리아는 지난달 17일 50% 무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3일간 주가가 9500원에서 1만2000원까지 25% 정도 급등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현재는 5000원대 초반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일 200% 무상증자를 발표한 웹젠의 주가는 당일만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9거래일 동안 하루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레인콤은 지난 14일 주가부양을 위해 전격적으로 100% 무상증자를 결의한 이후 레인콤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듀오백코리아 웹젠 레인콤 등은 그동안 유통주식수의 부족이 주가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에 향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약효 거의 없어=주가 급락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결의하는 기업과 금액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결의한 등록기업은 50개사로 지난해 32개에 비해 56% 이상 급증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올해 자사주 매입 총 금액은 528억원으로 지난해 413억원에 비해 27% 넘게 증가했다. 이달들어 자사주 매입을 결의한 아이디스, 링네트 등 6개사 가운데 4개사의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상승률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 재료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대우증권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이 시장상황 호전시 이를 다시 처분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결국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현금 창출능력, 자사주 소각 여부, 대주주 지분율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과장은 “자사주 매입, 무상증자, 배당 등 주가부양책이 현 증시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지만 주식시장이 상승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에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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