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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4]베컴 실축…포르투갈 4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6.25 11:23

수정 2014.11.07 17:36


개최국 포르투갈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진출, 이베리아반도의 자존심을 지켰다.

포르투갈은 25일 새벽(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에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겨 준결승에 올랐다.

120분의 접전이 끝나고 ‘신의 실험’이라는 승부차기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포르투갈 홈 팬들은 골키퍼 히카르두의 끝내기 킥이 네트를 가르는 순간 두손을 치켜들어 환호했고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잉글랜드 팬들은 쓸쓸히 귀국 채비를 서둘렀다.

웨인 루니(잉글랜드)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의 ‘18세 신성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포문은 잉글랜드가 먼저 열었다. 전반 3분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 문전으로 날아온 골킥이 포르투갈의 수비형 미드필더 코스티냐의 백헤딩 실수로 골지역에 떨어지자 ‘애크로바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호나우두의 빠른 돌파로 반격에 나선 포르투갈은 잉글랜드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파상 공세를 폈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치 못해 홈 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무색케 했다. 후반전 중반까지 좀체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자 스콜라리 감독은 팀의 기둥 루이스 피구를 과감히 빼고 에우데르 포스티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스콜라리 감독의 용병술은 기막히게 적중해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8분 포스티가는 왼쪽에서 올라온 시망 사브로사의 크로스를 깨끗한 헤딩슛으로 마무리하여 팀을 패배의 수렁에 구해냈다.

연장에 돌입한 양팀은 공방전 끝에 포르투갈이 먼저 승기를 잡았다. 포르투갈의 교체 멤버 후이코스타가 연장 후반 5분 아크 왼쪽에서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월드컵의 골든골과 달리 유로2004에서는 ‘실버골’제도가 채택돼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연장 후반 10분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파드가 골지역에서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터닝슛을 골문에 꽂아 넣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승부차기로 넘어간 승부는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킥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의 어이없는 실축과 ‘흑표범’ 에우제비우가 직접 ‘기’를 불어넣은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의 선방으로 갈렸다. 잉글랜드 1번 키커로 나선 베컴은 크로스바를 어이없이 넘어가는 실축을 범했으나 포르투갈 역시 3번 키커 후이코스타가 크로스바를 넘김으로써 또 다시 장군멍군이 되었다.


6번 키커까지 양팀이 5개씩 승부차기를 성공시켜 5-5로 맞선 순간 잉글랜드 7번 키커 다리우스 바셀의 낮게 깔리는 킥을 히카르두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고 이어 직접 키커로 나선 히카르두는 마지막 킥을 세차게 꽂아 넣어 승부를 결정 지었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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