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의 포르투갈이냐, 니스텔루이의 네덜란드냐.”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7월1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리스본의 조세 알바라데스타디움에서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양팀 모두 8강에서 피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승전고를 울려 준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으나 한팀은 지난 2000년 대회에 이어 또 한번 결승 문턱에서 좌절해야 할 운명이어서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2000년 대회 4강에서 포르투갈은 프랑스에 졌고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에 각각 덜미를 잡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포르투갈이 4승3무1패의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해 4월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2한·일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포르투갈의 벽에 막혀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네덜란드로서는 설욕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대회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포르투갈과 지난 88년 이후 16년만에 통산 2번째 정상을 넘보고 있는 네덜란드의 승부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와 ‘득점기계’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의 발끝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이번 대회를 국가대표 은퇴 무대로 여기고 있는 피구는 잉글랜드와의 8강에서 후반 교체돼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으나 설명이 필요없는 포르투갈의 기둥. 피구는 특기인 개인기에 이은 돌파와 송곳 패스로 후이 코스타, 누누 고메스, 마니셰 등 공격진에 ‘실탄’을 제공하고 여차하면 한방을 직접 터뜨리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 귀화한 선수로 FC 포르투에 챔피언스리그와 포르투갈 리그 우승컵을 안겼던 데코는 네덜란드를 꺾어 ‘트리플크라운’ 달성의 9부 능선을 밟겠다며 축구화 끈을 조여맸다.
이에 맞서는 네덜란드는 득점 감각이 최고조에 달한 니스텔루이를 내세워 포르투갈 골문 공략에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수확, 체코의 밀란 바로시(5골)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니스텔루이는 준족과 함께 날카로운 크로스가 일품인 아리옌 로벤과의 콤비플레이로 승리를 합작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니스텔루이가 5호골을 기록하면 마르코 반 바스텐(88년),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2000년)가 갖고 있는 네덜란드 선수 대회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네덜란드는 하지만 ‘수비의 핵’ 프랑크 데 보어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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