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냐, 전망이냐’
지난 3월 KP케미칼(구 고합) 최종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그룹 계열 호남석유화학을 선정한 후 매각협상을 두차례나 연장했던 채권단이 매각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15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6개월 간 KP케미칼의 실적이 너무 좋아 채권단 내부에서 말들이 너무 많다”며 “이견 조율이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폴리에스터 섬유나 합성수지 원료로 사용되는 고순도테레프탈산(PTA)과 벤젠 등이 주력 생산품인 KP케미칼은 올 1·4분기에 380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지난해 전체 영업익 305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구나 상반기 전체로는 620억원 가량의 영업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며 상시 현금보유액이 500억∼600억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경영상태가 호조를 보이자 매각을 서둘렀던 채권단 내부에서도 ‘독자경영’이나 ‘매각가격 인상’등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업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 즉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않다는데 채권단, 특히 채권단 운영위원회의 고민이 있다.
실제 국내 PTA 제품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관련 설비를 증설 중에 있어 업황이 일시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현재 국내 PTA 수출 물량의 95%를 수입했고 이 같은 물량은 2002년 대비 11.3% 증가했다.
KP케미칼 지분 19.91%를 보유한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석유화학경기는 부침이 심한 ‘천수답’경기”라며 “채권회수률을 극대화시키고 경영상태가 좋을 때 매각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16.28%의 지분을 보유 중인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산업, 국민, 외환, 농협, 자산관리공사 등고 함께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번 달 말까지 인수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대외적으로 밝힌 바 있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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