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연합】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22·삼성생명)은 한국 남자탁구의 간판 스타.
중학교 3학년 때인 지난 97년 탁구 최연소(15세)의 나이로 국가대표로 발탁돼 ‘탁구신동’으로 불렸다.
유승민은 그러나 18세의 나이로 첫 출전한 2000시드니올림픽 때 팀 선배 이철승과 짝을 이룬 복식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치며 4위에 그쳤고 단식에서도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1년 고교 졸업 후 실업팀 진출 과정에서 이중등록 파문에 휩싸여 1년여를 무적 선수로 허송세월을 보내는 아픔도 경험했다.
당시 대한탁구협회 실업팀 창단 규정은 제주삼다수(현 농심삼다수)가 지명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었으나 유승민이 지원을 받은 삼성생명행을 고집하면서 양쪽이 모두 등록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
다행히 탁구협회의 중재로 삼성생명에 안착한 유승민은 기량이 급상승했다. 탄력을 받은 유승민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로 병역 면제혜택을 받았고 지난해 오픈대회에서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며 중국의 아성을 허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었다.
특히 적지에서 열린 지난해 중국오픈 준우승에 이어 오픈 투어를 총 결산하는 2003년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전 세계 챔피언 왕리친(중국·세계1위)을 꺾은 뒤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해 이집트오픈 우승으로 오픈대회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난 7월 US오픈 2관왕에 오르며 세계랭킹이 3위로 도약했다. 삭발로 결의를 굳게 다졌던 유승민은 대회 직전 허리가 삐끗해 1주일을 쉬어 100%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 부상 투혼을 발휘, 상대 전적 6전 전패의 열세를 딛고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왕하오를 결승에서 꺾고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한국 탁구에 값진 금메달을 선사했다.
■사진설명
23일 오후 동네 주민들과 함께 강화도 집에서 응원하던 유승민 선수의 어머니 황갑순씨와 아버지 유우형씨(오른쪽)가 아들의 극적인 우승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인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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