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내렸다고 하는데 왜 그대로죠.”(고객),
“정유사가 가격을 인하한다고 해서 주유소가 꼭 가격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주유소 종업원).
14일 오전 자유로와 일산신도시를 연결하는 장항IC 주변 A 주유소. 고객과 주유소 종업원이 휘발유 가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정유사들이 최근 3주 연속 기름값을 인하, 휘발류 값이 45원 가량 내렸으나 주유소들이 종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같은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실제 A주유소를 비롯한 인근 15개 주유소에 내걸린 가격표시판의 가격정보는 3주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경기 고양 SK B 주유소의 경우 14일 현재ℓ당 휘발유 1439원, 경유 1005원, 인근의 LG C주유소도 휘발류는 1482원, 경유는 1054원로 3주전과 가격 그대로다. 정유사의 공장도 가격 인하에도 주유소 가격은 꿈쩍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인근의 S-오일 D주유소는 휘발류와 경유를 각각 1459원과 1036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 E주유소는 휘발류를 1486원 받아 이 일대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SK㈜와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 에쓰오일(S-OiL)등은 지난 달 말부터 지난 13일까지 국제유가 하락분을 반영,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공장도 가격을 ℓ당 45원 정도 내렸다.
이에 따라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휘발유 값은 대부분 종전 1341원에서 1296원 안팎으로 낮아졌으며 여기에 90원 안팎의 주유소 평균 마진을 합친 ‘적정가’도 1430원에서 1380∼1385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유소들은 공장도 가격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8월 수준인 1450원대의 휘발유 소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정유사 직영 주유소들조차 1480원대 휘발류를 판매, 폭리를 취하고 있다.
주유소들이 정유사로 부터 평균 1300원대에 휘발유를 공급받아ℓ당 180원 가량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세금을 제외한 휘발유 공장도 가격이 431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유소 이윤이 휘발류 원가에 절반에 맞먹는 수준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강성현씨(43�^경기 고양)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유소를 이용하지만, 주유소들은 ‘손 안 대고 코 풀기’식의 폭리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유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복수폴사인제가 실시돼 석유제품의 주유소별 판매가 결정이 자율에 맡겨지면서 공장도가격 인하를 발표해도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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