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한번도 물가조사의 공정성을 잃지 않은 것과 도덕성 상실의 시기에 충효예실천운동본부를 창립했던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김철운 한국물가협회장 겸 충효예실천운동본부 이사장이 지난 26일 자서전 발표장에서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순간에 대해 한 말이다.
물가협회는 그의 인생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한국물가협회를 지난 73년에 창립했다. 정확한 물가관리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거 정부주도 개발경제 시대에는 압력과 회유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정으로 세번이나 물가협회를 떠나기도 했던 김회장은 지난 날을 거침없이 회고했다.
“당시에는 물가만큼 중요한 자료도 없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주요한 변수였지요. 그러다 보니 여러 곳에서 알게 모르게 압력이 들어왔어요.”
공공건축물 공사원가를 계산할 때에도 당시는 요즘처럼 감리가 엄격하지 않아 기업으로부터 로비가 들어왔다. 그 때마다 김회장은 자신의 인생 지표인 ‘공평무사’를 생각하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했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예산 지원 제안이 들어왔지만 거절했지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안받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돈을 받았다면 공정하다고 평가받는 현재의 물가협회는 없었겠지요.”
김회장은 충효예실천운동본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요즘 세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충효예를 확립하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가 해야 할 중요한 국민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사회에 물질 만능주의와 극단적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윤리와 도덕이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도덕성을 회복시키는 운동을 전개해 동방예의지국을 재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했다.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한 물가자료 조사와 전통적인 가치인 충효예 정신의 결합,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김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공정한 물가조사 활동을 위해서는 도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충효예 정신을 살려야 도덕성이 사는 것입니다. 공정한 물가자료 제공과 우리사회 도덕성 회복을 위해 제 남은 일생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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