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분쟁 객관적 접근 눈길…MBC 창사특집 5부작 ‘중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1 12:13

수정 2014.11.07 11:46



MBC TV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중동’이 종교간 분쟁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과 사실적 영상을 담으면서 시청자의 눈을 붙잡고 있다. ‘중동’은 ‘파병 100일의 기록, 자이툰 부대’에 이어 MBC가 야심차게 제작한 중동지역 르포식 다큐멘터리다.

3일까지 방송되는 5부작 ‘중동’은 지난달 29일부터 방송된 세편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분쟁의 씨앗, 중동에 대한 새로운 고찰작업을 벌였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심으로 해석해왔던 기존의 중동문제를 피 점령자인 아랍의 시각에서도 함께 조명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1부 ‘21세기의 게토, 팔레스타인’에서는 총성과 인티파다(봉기)가 일상화된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여과없이 소개했다.
제작진은 이스라엘 군이 설치한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수일씩 기다리는 아랍인들,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세력 하마스 지원자들의 훈련 모습 등을 보여주며 ‘빼앗긴 땅’에 대한 극한 분노를 피부에 와닿게 전달했다.

또 지난달 30일 방송된 2부 ‘누구의 땅인가’에서는 주요 분쟁 이슈를 중심으로 수십년간 걸쳐 반복된 두 민족간의 갈등을 소개했다. 3대 종교의 성지 동 예루살렘,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강행 등은 여전히 중동위기를 부추기는 핵심 ‘뇌관’들이다. 이와함께 3부 ‘바그다드’는 미국의 공격, 주권이양 단계로 넘어간 이라크의 현재와 미래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중동’은 이처럼 짜임새 있는 구성과 현실감 넘치는 극적 소개로 그동안 폭력 속에 가리워진 팔레스타인의 아픔을 직접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청자 최은희씨는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 가슴 아프게 시청했다”고 말했고 또다른 시청자 윤정연씨는 “아랍과 이슬람이 선동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인상을 끊임없이 주입 시켜온 과거에서 비켜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진용 PD는 “기획 당시 파병을 앞두고 있었고 시장성 등 전략적 요충지인 중동에 대해 우리가 외면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고 소개할 필요성이 있어 기획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취재 후 알게된 중동의 가장 큰 문제는 상처받은 자존심”이라며 “점령자와 피 점령자가 각각 대를 이어 분노가 전승되는 것이 증오와 분쟁을 낳는 씨앗”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용 PD는 ‘PD수첩’ ‘인간시대’ 등을 연출하며 현실 접근에 관록있는 솜씨를 보인 바 있다.

한편, 2일에는 4부 ‘이란, 중동의 힘으로 떠오르다’를, 3일에는 5부 ‘알 카에다’를 각각 방송해 중동 문제의 거시적 접근을 시도한다.
MBC TV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중동’은 오후 11시5분에 방송된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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