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 붙고 있다. 투자수요가 꺾이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서울 강남 주요지역의 주택거래 건수는 지난해 대비 60% 이상 감소했고, 활황세를 보이던 토지투자 문의도 최근 들어 급격히 줄었다. 지난 7일 실시한 서울 11차 동시분양 아파트도 1순위 청약접수 결과 11개단지가 모두 미달됐다. 상가 분양시장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복합적인 경기 불황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자심리 ‘급랭’=주택거래와 토지투자, 아파트·상가 분양시장 등 곳곳에서 투자심리 급랭 조짐이 뚜렷하다.
최근 건설교통부가 내놓은 ‘주택경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강남·강동·송파구 등 주택거래신고지역의 5월부터 10월까지 거래실적은 1만7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등록세, 양도세 부담에다 향후 집값 상승을 확신하지 못한 실수요자들까지 집 사기를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시장도 심상치 않다. 전국 주요 지역의 땅 투자 붐도 가라앉은 모습이다. 지난 10월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이후 땅 투자 문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토지투자 컨설팅 전문업체인 B업체 관계자는 “지난 11월 이후 소액 토지 투자자들의 문의가 절반 가량 줄었다”며 “하루 아침에 무산된 행정수도 이전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자체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원 지역의 토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E기획부동산 관계자도 “올 여름까지 땅 투자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최근엔 계약을 약속했던 사람들 마저 절반 가량이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와 상가 분양시장 침체도 비슷하다.
지난 7일 실시된 서울지역 11차 동시분양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76대1에 그쳤다. 11개 단지 모두에서 미달됐고 전체 47개평형 가운데 36개평형이 2순위로 넘어갔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올해 서울 동시분양아파트 1∼10차까지 1순위 청약자 수는 4만26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7488명에 비해 80.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도권일대 상가 분양률도 뚝 떨어졌다. 대부분의 상가 분양률이 5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의 불확실성·경기침체가 ‘주요인’=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에 대해 ‘경기침체 지속과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부동산 투자는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대부분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부동산관련 세제의 구체적인 시행방안과 각종 규제대책의 시행시기 등 정책의 변수가 많다”며 “경제가 어렵다는 것과 돈 갈데가 없다는 것을 빼고는 확실한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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