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20일 임시국회 정상화를 위해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들이 참석하는 ‘여야 지도부 4자회담’을 갖자는 제의에 대해 한나라당이 전격 수용, 21일 열리는 4자회담의 성패가 연말 파행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리당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김덕룡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을 포함한 ‘4대 입법안’을 중심으로 새해 예산안,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 뉴딜 관련 법안 등 핵심쟁점들을 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한다.
◇우리당 ‘21일까지 대화’ 최후통첩 주효=천정배 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회의에서 “21일 오전까지 여야합의가 도출되지 못한다면 4대 입법안의 연내처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며 “20일이나 21일 중에 4자회담을 개최하자”고 한나라당에 제의했다. 사실상 야당에 대한 최후통첩이었다.
이미 우리당은 내부적으로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및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연말인 30일 본회의를 열어 4대 입법안과 뉴딜관련 법안 등 경제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우리당은 이날 대야 협상의 전권을 이의장과 천원내대표에 일임해 지도부의 협상력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한편에선 개혁 강경파 의원들이 4대 입법안의 연내처리 촉구와 연말까지 농성에 가까운 ‘240시간 연석 의원총회’ 돌입 등 강경 분위기를 전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최선 다하는 모습 보이겠다”=한나라당은 우리당의 4자회담 제의에 처음엔 4대 입법안 합의처리 약속을 재차 주장하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들면서 회담 수용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전여옥 대변인은 우리당 의총결과에 대한 원내대책회의를 끝낸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당이 의총을 거쳐 지도부에 전권을 일임한다는 방침을 내린 만큼 한나라당도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표도 “국민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4자회담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대표는 여당 강경파를 겨냥한 듯 “우리당에서 원내 지도부에 전권을 위임한 만큼 회담결과를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제의를 전격 수용한 것은 자칫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라는 원칙론만을 고수하며 대화를 거부할 경우, 국회 파행과 여당의 정국운영 강행의 빌미 제공은 물론 ‘반쪽 국회’ 결과에 대한 양비론 등으로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야 4자회담 결과 내용에 따라선 극단적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양당 강경파의 반발이 예상돼 내부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민주노동당은 4자회담의 ‘정치적 야합’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원단이 국보법 폐지 등 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를 주장하며 24시간 시한부 국회 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일부에선 얼마 전 수차례 회담 끝에 별 성과 없이 수포로 돌아간 ‘원탁회의’의 재판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 jinulee@fnnews.com 이진우·김영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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