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으로 추락한 이미지를 바꾸려면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지역에 장기적인 아시아판 마셜플랜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는 3일자에서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제2차 대전 이후 유럽 경제를 재건한 마셜플랜처럼 아시아판 신흥 마셜플랜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살리고 추락한 미국의 명예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테러리즘과 싸우고 독재자를 몰아내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이번에 맞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우호적 측면을 보여줌으로써 세계 최대 이슬람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인도, 태국, 소말리아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결국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견해를 펴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재난 초기 “지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은 미국 정부가 부랴부랴 원조액을 늘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인디펜던트지는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재난 원조액을 당초 약속보다 10배 늘린 3억5000만달러로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상징적으로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을 피해 지역에 파견했다.
백악관이 아직 아시아 피해국들에 어떤 종류의 장기 전략을 실시할지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셜플랜의 개념이 미국 언론 등을 통해 표출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도 2일자 사설에서 음용수의 정수, 하수체계의 개선 등 장기적인 계획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아시아판 마셜플랜 같은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부시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위해 지금까지 요구한 2250억달러와 비교하면 아시아판 마셜플랜의 비용은 ‘새 발의 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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