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 내리는 산성비에 상하이(上海) 등 중국 남부 지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10월 서울에 내린 53차례의 산성비와 기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하이 등 중국 남부 지역에서 불어온 바람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23차례(43.4%)로 가장 많았다고 21일 밝혔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 생긴 기류와 관련된 산성비의 평균 수소이온농도(pH)는 4.9로 약산성이었지만, pH 4.5 미만의 강산성 비 4차례 중 3차례도 이 지역에서 발생한 기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北京) 등 중국 북부 지역에서 생긴 기류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17차례로 그 뒤를 이었고, 러시아나 일본 북부 발원 기류와 관련된 경우가 8차례, 일본 남부 발원 기류와 관련된 경우가 3차례씩이었다.
지역별로도 중국과 가까운 서해안 인근 도시에 내리는 비의 산성이 대부분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태안이 pH 4.3으로 산성이 가장 강했고, 강화도가 pH 4.4, 안산이 pH 4.5, 서울·인천·괴산이 pH 4.6인 반면, 대구·영덕(pH 5.3)이나 경주·안동·김천 등(pH 5.2)은 산성이 가장 약한 지역에 속했다.
대도시 중에서는 수도권에 속하는 서울과 인천이 각각 pH 4.6으로 대전(pH 4.8), 광주(pH 5.2), 부산(pH 5.0), 대구(pH 5.3) 보다 산성이 셌다.
연구원측은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산성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비의 산성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해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다.조사가 시작된 1999년에는 pH 5.1이었지만 2000∼2002년에는 pH 5.0, 2003년에는 pH 4.9였고, 지난해 1∼10월 평균 pH는 4.8이었다.
이는 2003년 동아시아 지역 10개국 중 말레이시아·필리핀(pH 4.5)이나, 중국·일본(pH 4.7)보다는 산성이 약하지만 태국(pH 4.9), 인도네시아(pH 5.0), 러시아(pH 5.1), 몽골(pH 5.5), 베트남(pH 5.8)보다는 강한 수준이었다.
계절별로는 봄보다 겨울에 산성이 강했는데 이는 봄에는 황사의 영향으로 알칼리성 토양입자가 빗물에 섞이는 반면, 겨울에는 난방 등 때문에 산성도를 높이는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이 많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pH 7을 기준으로 7은 중성, 그위는 알칼리성, 그 아래는 산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은 강해진다.산성의 세기는 pH 수치가 1이 낮아지면 10배, 2가 낮아지면 100배 커진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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