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젠 금융허브다-국제금융센터]24시간 시장감시…경제위기 ‘원천봉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1.27 12:30

수정 2014.11.07 22:15


정부는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경제정책협의회를 가졌다.

현재 대외부문에만 구축돼 있는 조기경보시스템(EWS·Early Warning System)을 각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과 경제위기 징후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경제분야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주목받은 곳이 하나 있다. 바로 국제금융센터다.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난 지난 99년 4월,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금융위기 가능성을 원천봉쇄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문을 열었다.


국제금융센터가 오는 4월1일이면 출범 6돌째를 맞는다. 그간 24시간 시장을 감시하고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탄탄한 위기관리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는 평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정부가 국정 핵심과제로 추진 중인 동북아 금융허브 건설의 자문 역할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내놓을 당시 연구용역을 의뢰한 곳이 국제금융센터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연구원과 손잡고 그해 12월 ‘동북아 국제금융 중심지화를 위한 금융시장 및 인프라 개선방안 연구’라는 400여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는 국제금융센터가 금융허브 건설추진 시기와 맞물리면서 핵심 기관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보고서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제금융센터 오창석 박사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성장 전략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금융중심지화는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을 새로 장착할 수 있는 핵심전략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부문 등 개별 경제주체들의 국가적 생존전략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북아 금융허브로 가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제금융센터의 어깨가 새삼 무거워지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를 잘 포착해 국내 경제주체들에 전파하는 작업을 핵심 활동분야로 삼고 있다. 전파의 통로는 주로 보고서다.

국제금융센터의 보고서는 정확성과 탁월한 분석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 9·11 테러(2001년), 북핵 및 카드채 사태(2003년), 대통령 탄핵 정국(2004년) 등 굵직굵직한 현안 발생 때마다 그 진면목을 발휘한 바 있다.

이는 메릴린치·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 신용평가기관(CB) 등 주요국가의 60여개 금융기관을 비롯해 언론매체, 이름있는 연구기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알토란같은 정보들은 시시각각 국제금융센터의 정보관리시스템(eWISE)을 통해 체계적으로 쌓여 손쉬운 접근이 가능하다.

이들 보고서는 정보가치에 따라 네가지 정도로 분류돼 있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나가는 ▲일일 속보와 ▲일반에 공개하는 일반 보고서 ▲각 정부 기관과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보고서 그리고 ▲청와대, 재경부, 한국은행 등 주요기관에 뿌리는 VIP 보고서다.

이렇게 생산된 보고서가 지난 2003년 한해에만 1942건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국제금융센터의 각종 보고서에 대해 군더더기 없이 잘 정제돼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질 좋은 정보 취득을 위해서는 세계 주요금융기관들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네트워크 구축에 열심이다.

진병화 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해외출장팀이 뉴욕, 런던, 홍콩 등 국제금융중심지를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지 접촉 전문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현안 발생시 즉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국제금융정책포럼(IFPF) 등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 대표들과 정부 정책 당국자들이 만나 양측간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과의 접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원 활동 및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보고서 작성이 대표적이다.

또 금융시장과 관련한 정부 기관과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용역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2001년에는 외환시장 중장기 발전 비전을 제시한 것(2001년)을 비롯해 외국금융기관과 외국기업간의 협력 관계 연구 및 예금보험공사 해외증권 발행 자문(2002년), 외평채 발행 관련 자문(2003년)이 눈에 띄는 업무 실적이다.

특히 정부가 금융허브의 특화 분야로 삼고 있는 자산운용쪽과 관련, 정부정책 담당자들에게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 활용 방안에 대한 견해를 전달하는 일도 중요 업무 중 하나다.

올해는 금융허브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제금융센터의 역할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센터는 정보 수집 창구를 늘리고 정보확보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지 정보원 및 사무소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한국투자공사(KIC) 운용에 참고할 수 있는 고급정보수집 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라는 빠아픈 실책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탄생한 국제금융센터는 그간 시장경보장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젠 동북아 금융허브 건설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국제금융센터를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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