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360개의 기생화산이 퍼져 있다. 기생화산을 ‘오름’이라고 부른다. ‘오름’과 맑은 바람 그리고 청명한 별빛이 곧 청정지역 제주의 상징이다.
이를 화폭에 담아 온 제주 현대미술 첫 세대 작가이자 제주 토박이 백광익(53·오현고 교사)의 근작전이 진화랑(서울 통의동)에서 열린다.
‘오름위에 부는 바람,별’ 연작 40여점을 15일부터 전시한다.
백광익의 근작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느끼게 한다. 맑은 바람,청명한 별빛 뿐만아니라 우주가 담겨 있다.
백씨는 섬의 지리적 환경에 대응하여 살아 온 제주인들의 정체성을 화폭에 담아 온 작가다. ‘오름’은 제주의 예술가들에게 독특한 자연관과 시각적 조형감각을 심어 주었다. 작가의 ‘오름’은 인간을 대자연으로 연결하는 상징체로 기능한다.
이번 전시 작품의 소재는 1984년부터 추구해 온 제주의 자연 및 자연현상에 나타나는 섬의 환경에 대한 자성적 인식을 표현한 것.
그림 속에서 바람이 춤을 춘다. 무수한 별과 달이 찬란한 빛을 뿜어 낸다. 붉은 용암도 흘러 내린다.
미술평론가 김영호씨(중앙대 교수)는 “백광익의 작품은 오름위에 실 날같이 걸린 초승달, 오름 위에서 춤추는 별무리들, 유성의 흔들림, 별소리, 바람소리, 대기의 숨소리와 대자연의 울림이 하나의 교향악을 연출하면서 자연과 우주를 아우르는 범우주관을 내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오름’시리즈는 캔버스 표면 전체를 격자무늬로 새겨 놓고 사각면의 군데군데 색점을 찍어 낸 작업, 캔버스의 표면전체를 작은 삼각형으로 칼집 내어 밀어 놓는 작업,오름 위에 펼쳐지는 자연현상을 그려 놓은 작업으로 대별된다.
전시장엔 별 하나에 추억,별 하나에 사랑,별 하나에 어머니를 불렀던 별 헤는 밤이 가득하다. 그리고 제주의 맑은 바람과 우주가 스쳐 간다.전시는 25일까지 (02)783-7570.
/ jjjang@fnnews.com 장재진기자
■작품설명
오름위에 부는 바람·별 65x50cm,캔버스에 혼합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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