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빗(CeBIT) 2005’ 가 열리고 있는 독일 하노버는 ‘정보기술(IT) 코리아’의 향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휴대폰과 첨단 디지털제품의 흐름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IT 올림픽’인 세빗 전시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람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중 삼성관,LG관, 팬택관 등 국내 휴대폰 업체의 부스에는 각국 언론의 취재열기로 뜨거웠다. 이와함께 초대형 LCD-TV와 초슬림형 브라운관 TV를 비롯, MP3플레이어 등 최첨단 디지털 전자제품의 각축전도 치열했다. 이 또한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 레인콤,거원시스템 등 국내 업체가 주도했다.
【하노버=박민철기자】 ‘내일의 정신을 갖자(Get the spirit of tomorrow)’.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독일 하노버로 몰린 전세계 정보통신인들의 시선과 혼(spirit)을 빼앗아 버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 Center for Bureau of Information and Telecommunication) 2005’가 ‘내일의 정신을 갖자’를 주제로 독일 하노버에서 10일 개막해 16일까지 열린다. 올해 51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76개국에서 6100여개 업체가 참가해 통신, 네트워크, 디지털가전, 소프트웨어, 사무기기 분야 등에서 첨단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빅3’ 혁신과 엔터테인먼트 첨단폰 선봬=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10일 ‘세빗 2005’에서 삼성전자의 첨단 휴대폰 시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26번 전시홀에 마련된 삼성전자 통신관을 방문했다. 국가 정상이 전자 전시회에서 한국기업 부스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극히 이례적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슈뢰더 총리 방문에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과 구주전략본부 양해경 사장, 구주총괄 김인수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전시장에서 이사장으로부터 700만화소 카메라폰 및 유럽형 메가픽셀 슬라이드폰(SGH-D500)의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어 이사장과 서로 ‘SGH-D500’을 가지고 상대방의 사진을 찍어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슈뢰더 총리는 선명한 디지털사진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제품 성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슈뢰더 총리는 SGH-D500으로 찍은 사진을 보며 “휴대폰으로 찍은 것으로 보기에는 화질이 뛰어나다”며 “시험삼아 아내에게도 바로 전송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슈뢰더 총리의 삼성전자 부스 방문은 독일에서 높아진 자사의 브랜드 위상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브랜드협회가 주관한 ‘2005 베스트 브랜드’ 조사에서 성장성이 가장 큰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사장은 지난해 슈뢰더 총리가 주최한 세빗 개막 전야제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인연을 지니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전시관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중인 차두리 선수와 축구 헤딩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인 우희용씨가 팬사인회 및 MP3 이벤트에 참가해 관람객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LG전자는 ‘名作(Mastepiece)’을 주제로 총 850평 규모의 3개 전시부스에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지상파DMB 휴대폰 등 26개 디지털 제품군 550여개 모델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의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사업부에서는 ‘주머니 속의 보석(Pocket jewelry)’ 개념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엔터테인먼트 및 컨버전스 요소를 복합시킨 세련된 첨단 휴대폰을 출시했다.
동화상 통화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3G 휴대폰(LG-U8210)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11월 시연에 성공한 지상파DMB폰(LG-LT1000), ‘IM(Instant Messaging)폰(LG-F9100)’을 선보였다. 이외에 ‘3차원 게임폰(LG-SV360, LG-KV3600)’은 3D 가속칩과 가로형 QVGA급 LCD를 내장, 휴대폰에서 진정한 3D 게임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택계열은 세빗에서 유럽 3세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3세대 범용이동통신시스템(UMTS)폰 3종을 최초로 공개하고 ‘iF디자인 어워드’ 수상 디자인 명품폰, DMB폰, 스마트폰 등 세계 휴대폰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9종 100여 모델의 최첨단 멀티미디어 컨버전스폰을 선보였다. 팬택은 ‘앞선생각 앞선행동(New Leader by Forward Thinking)’을 테마로 ‘도전해야 할 미래를 향한 열정’을 기하학적 도형으로 설계한 2층 규모의 첨단의 사이버 전시관을 설치했다.
‘세븐(7) 섹션존’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서는 유럽시장에 최초로 공개되는 3G폰을 보여주는 UMTS존과 DMB폰, 300만화소급 TV폰을 전시한 멀티미디어존, 세계 최초로 출시한 동작인식 스포츠레저폰, 인체공학 기술을 탑재한 체온측정폰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 SK텔레텍은 김일중 사장이 직접 시장조사단을 꾸려 세빗 현지를 방문해 주목을 끌었다. 김사장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유럽 유럽형이동통신(GSM)시장에 진출해 세계 유수의 휴대폰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 시선 잡아=삼성전자는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단말기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인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및 지상파 DMB폰과 DVB-H 등을 시연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또 토리노 올림픽과 연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공식 마스코트인 네브와 글리츠(Neve and Gliz)와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마련해 부스에 사람들이 연일 몰려들었다.
LG전자도 전시장내에서 휴대폰 온라인 커뮤니티인 ‘와우엘지’ 홈페이지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원하는 휴대폰 게임, 벨소리 등을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또 지난달 8일부터 독일 월드컵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을 공식 후원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클린스만 감독이 LG전자 전시부스에서 관람객을 상대로 기념사인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럽 휴대폰 업체 차세대기술 앞세워=노키아·소니에릭슨 등 유럽 토종업체들은 와이파이 HSPDA 등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에 나섰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WCDMA 단말기를 대거 출시해 유럽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아시아 휴대폰업체를 견제했다.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3세대 스마트폰, DVB-H폰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소니에릭슨은 소니의 워크맨이 내장된 최초의 휴대폰을 이번 세빗을 통해 선보이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지멘스, 모토로라 등은 유선 무선 인터넷전화(VoIP) 단말기 관련 장비와 솔루션을 소개했다.
/ mindom@fnnews.com
■사진설명
슈뢰더 독일 총리(왼쪽 세번째)가 10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빗(CeBIT) 2005’ 전시회의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 이기태 사장(왼쪽 첫번째)의 설명을 들으면서 7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직접 시연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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