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새출발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사람들도 흔히 “내년 봄에 결혼해요” “봄타는지 결혼하고 싶네” 등 봄과 결혼을 묶어서 말한다. 5,6월에 결혼을 하려면 지금쯤 결혼식장 예약, 신혼여행지 결정, 혼수 등 결혼 준비를 시작해야한다. 하지만 서두르다 보면 꼭 필요한 사항들을 빠뜨리기 쉽다. 고가의 혼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서로의 ‘건강 혼수’다.
특히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다른 어떤 조건보다 훨씬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 건강이다. 결혼할 때 챙겨야 할 건강혼수는 무엇이 있는지, 결혼 전에 버리고 가면 좋은 건강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짚어본다.
■결혼전 알뜰 건강검진, 동네 영상의학과 활용
결혼 준비에 바빠 병원 갈 틈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회사근처 혹은 동네 영상의학과의원(진단방사선과)이나 종합병원만 찾아도 수십 가지 검사를 한 번에 실시할 수 있다.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의 기본적인 건강수치에서부터 5대 암·심장질환이나 뇌질환까지 한꺼번에 알 수 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결혼 전 검진이라는 점을 밝히고 미리 예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혼 일정이 급해 결과를 빨리 알아야 한다면 종합병원보다는 영상의학과 의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매년 건강보험공단의 건강진단을 받기 때문에 재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도 뇌 또는 심장질환이나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이처럼 무거운 질환이 아니더라도 음주, 흡연을 즐기는 예비 신랑신부들은 위 투시검사나 간 초음파를 통해 위염·위궤양·지방간·간염 등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이 B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 태아에게 수직 감염되므로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처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여성은 결혼 전 임신준비 검진 필수
여성의 성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무심결에 배우자에게 옮기기 쉽다. 따라서 결혼 전에 미리 검사를 받고 질환이 있다면 치료해야 한다. 특히 매독에 걸리면 기형아를 출산하거나 사산, 유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혼 전에 확실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질도 조산과 조기 양막파수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신생아에게 감염되면 심지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결혼 전 성경험이 있었던 여성은 자신에게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결혼 후 임신을 대비해 자궁의 선천성 기형유무, 자궁근종, 난소질환을 확인하는 골반 초음파 검사도 받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빈혈검사, 당뇨, 단백뇨 검사, 간염 검사, 풍진 검사 등도 결혼 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는 여성은 2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진을 해야 한다. 가족력에서 유전병의 병력이 있다면, 유전되는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아본다. 풍진관련 항체유무를 검사해서 항체가 없다면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풍진에 걸리면 아이가 선천적인 기형으로 태어나거나 백내장, 심장질환, 귀머거리, 정신박약을 앓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 접종 후 3개월 동안은 임신을 하면 안 된다, 또 임신 중에도 마찬가지다. 예방주사 자체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 수유에 문제가 되는 함몰유두 치료도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버릴 건 버려야 금슬도 탄탄
치질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악화 될 수 있어 혼전에 버리고 가는 것이 좋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임신 중 성 호르몬인 여포호르몬(프로제스테론) 때문에 변비가 생기기 쉽고 이는 결국 치질을 부르고, 악화시킨다”며 “평소 항문 질환을 갖고 있는 여성이라면 임신 중 증상이 악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에 치질이 악화되면 수술을 받기 어렵다. 따라서 힘든 임신기간 동안 여성들의 고통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치질은 혼전에 버리고 가야 할 문제다. 결혼일정이 바빠 병원에 머물기가 부담스러운 예비 신부들에게는 ‘점막하 치핵절제술’을 받으면 된다. 점막을 최대한 보존하고, 최소한의 절개만을 하여 수술하는 방법으로, 통증이 적어 환자의 부담이 적고, 입원과 회복기간도 짧아 환자의 만족도 높다.
임신 말기에 약 40∼45%의 증가한 혈액량 때문에 혈액순환이 힘들어져 다리 정맥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해균 원장은 “임신 중에 여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근육과 혈관이 이완되고, 이 때 이완된 혈관은 쉽게 늘어나면서 하지정맥류가 나타나게 된다”며“현재 정맥류 증상이 있다면 결혼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초기라면 간단하게 주사로 늘어난 혈관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혈관이 다리 위로 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면 주사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이 때는 수술을 통해 정맥류가 발생한 혈관을 깨끗하게 제거해 줘야 한다. 수술이라고 해도 부분 마취로 입원 없이 당일 날 수술하고 퇴원이 가능해 환자 부담이 적다.
/도움말=영동세브란스 건강진단센터 이찬화교수, 호산 산부인과 김낙연원장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결혼전 건강검진 주의사항
*저녁식사는 오후 7시쯤 가볍게 먹는다.
*오후 9시 이후에는 아무것도(물 포함) 먹지 말고 충분히 수면을 취한다.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3일전부터 중지하고 치료제인 경우는 주치의와 상담한다.
*검진 당일에는 아침식사는 물론 껌, 담배, 물 등도 금물이다.
*수면내시경을 받을 때는 보호자를 반드시 동행 한다.
*검사시간은 3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추가선택검사가 많을 시에는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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