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게 적다보니 대형 업체 참가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죠. 바이어들과의 상담 건수가 적더라도 보러 오는 일반인이 많았더라면 보람이라도 있겠지만….”
지난 3월24∼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던 서울국제 화장품 미용박람회 관계자의 말이다. 3월 3일 ‘화장품의 날’을 앞두고 보다 의미있게 치르고자 만들어진 행사이지만 국제행사란 말이 무색할 만큼 일반인들의 관심이 적었다.
주관사인 한국국제전시측에 따르면 이 행사를 보러 온 사람들은 유료와 무료 관람객을 합해 4만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행사를 보러 온 사람들 대부분은 화장품업계 종사자와 미용관련학과 학생들로 일반인들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3월3일로 정해진 ‘화장품의 날’은 ‘아내의 날’이나 ‘삼겹살데이’에 밀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장업계 종사자들마저 일반인들이 이날을 기억해 주기를 포기할 정도다.
문제는 화장품협회의 홍보 부족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에게 박람회를 알리려는 협회의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회원사들의 호응을 얻어내기조차 힘들어 보였다.
이번 박람회에는 참여한 108개 업체중 대형 업체(세계적인 미용전문지 WWD가 선정한 2003년 매출액 세계 100위 기준)는 태평양·LG생활건강만 참가했을 뿐이다. 에이전트가 아닌 형태로 참여한 해외 업체도 중국(2곳)과 일본(2곳)에 불과한 것을 볼 때 ‘국제’는 아시아에 한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번 행사에는 최근의 추세에 맞춰 약국용 화장품업체가 6곳 참여했으며 부자재나 원료를 다루는 업체들의 참가가 늘었다는 점에서는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세미나 등의 학술적인 부문이 준비된 것은 바람직한 일었으나 ‘웰빙’ 등 일반화된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 세미나에 참석한 미용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내년에는 이 행사가 일반인에게 유익해지는 것은 물론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미용업계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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